"경제정책의 구심점은 과연 있는가."(남덕우 전 총리) "부처간 업무조율이 힘든 게 사실이다."(김석동 재경부 차관보) 각계 원로들과 전문가 200여명으로 이뤄진 한국선진화포럼이 어제 개최한 월례토론회에서 나온 얘기다. 경제정책의 컨트롤 타워 부재에 대한 원로의 깊은 우려와 현직관료의 솔직한 고민(苦悶)이 느껴진다. 남 전 총리는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과 낙관이 엇갈리고 있는 지금 누군가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백번 옳은 말이다. 몇가지 지표들이 경기순환적 측면에서 상승을 알려주고 있다고 하지만 기업투자 등 구조적인 측면에선 여전히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고 보면 특히 그렇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어떤가. 한마디로 경제운용에 있어 사공이 너무 많다. 각 부처들이 같은 방향으로 노력을 집중해도 될까말까한 어려운 상황에서 부처간 조율이 잘 안되고, 여기에 정부와 여당이 따로 놀거나 시민단체들조차 가세해 혼란을 부추기기 일쑤이니 일관성있고 힘있는 경제정책 집행이 제대로 될리 만무하다. 선진화포럼은 내년이 경제정책 운용의 분수령을 이루는 중대한 시기로 보고 기업의 기(氣) 살리기,규제개혁 등 10대 긴급제안을 내놨다. 사실 내년에 지방선거와 대선정국으로 들어가면서 자칫 경제정책 운용이 왜곡되거나 훼손될 경우 기업들의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萎縮)되는 등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무엇보다 경제부총리에 힘을 실어줘 일관성있게 경제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 여당이 경제와 민생에 국정의 최우선순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함은 물론이고 경제활성화를 위한 정치권의 대타협 또한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