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쑹화(松花)강 오염에서 비롯된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시 단수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등 타격을 입고 있다. 용수공급은 일러야 오는 28일 재개될 것으로 보여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부품업체 이긴전자의 주정호 법인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사흘 전부터 공장을 돌리지 못해 직원들을 휴가보냈다"며 "물이 다시 공급되기를 기다릴 뿐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하드디스크(HDD)부품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조업 중단에 따라 하루 약 2만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부품 업체인 만도의 송한상 법인장은 "공장 옥탑에 비축해 뒀던 40t의 용수로 공장 가동에 필요한 물을 충당하고 있지만 하얼빈자동차가 조업을 중단하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생산 라인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하얼빈시에는 이 밖에도 사료생산업체인 규리나 등 몇몇 중소기업이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나 대부분 가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여개 한국 식당도 사실상 영업을 중단했다. 아시아나항공 한승기 하얼빈 지점장은 "가정은 물론 시내 호텔이나 오피스빌딩 역시 수돗물이 전면 끊겨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유학생 1500명을 포함한 3000여명의 교민들은 상점에서 생수를 사 하루하루를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이 지역에 생수공급을 크게 늘리면서 초기에 벌어졌던 생수난은 점차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얼빈시 당국은 지린성 화학공장 폭발로 쑹화강에 유입된 80km의 벤젠 오염띠가 27,28일 쯤 하얼빈시를 완전히 빠져나갈 것으로 판단,28일 쯤 수돗물 공급을 재개할 방침이다. 그러나 쑹화강 일부 구간이 얼어붙은 데다 벤젠오염 물질이 강 바닥에 가라앉아 식수나 용수 공급이 완전 정상화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오염띠가 중국과 맞닿은 러시아 하바로프스크를 덮칠 기세여서 러시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