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세계 반도체 전쟁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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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반도체 시장에 ‘2차 반도체 대전’의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업체들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합종연횡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한정원 기자와 함께 반도체 업계 상황과 그 영향까지 꼼꼼히 짚어보겠습니다.
[앵커-1]
어제는 반도체 업계 소식이 시장의 가장 큰 화두였습니다. 특히 인텔의 합작사 설립 소식은 시장에 충격을 안겼는데요.
[기자]
반도체 업계의 패권 경쟁이 치열합니다.
먼저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이 마이크론과 손을 잡고 낸드플래시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S: "삼성 독주 막아라")
이들의 동맹은 독주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현재 플래시메모리 시장은 3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50.2%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도시바가 22.8%의 점유율로 그 뒤를 따르고 있는데요.
미국의 대표 업체들이 반도체 업계의 황금어장으로 떠오른 낸드플래시의 주도권을 잡겠다며 삼성에 도전장을 내민 것입니다.
(S: 인텔-마이크론, 플래시메모리 합작)
인텔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각각 12억달러를 투자해 낸드 플래시 생산 합작법인인 'IM 플래시 테크놀러지'를 설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두 회사는 앞으로 3년간 각각 14억달러를 추가 투자하며 이르면 내년말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갑니다.
인텔이 49%, 마이크론이 51%의 지분을 갖게 되게 될 이 합작사는 인텔의 뛰어난 반도체 공정기술과 자금력, 마이크론의 메모리 기술 등을 바탕으로 시장을 잠식할 수 있어 삼성의 독주에 제동을 걸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앵커-2]
인텔과 마이크론의 합작사가 벌써 계약을 맺었다면서요.
[기자]
어제는 인텔의 낸드플래시 진출 충격과 함께 애플의 공급 계약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인텔과 마이크론은 회사가 설립되기도 전에 애플과 첫 계약을 맺으면서 그 명성을 보여줬습니다.
(S: 애플, 삼성 하이닉스 등과 공급계약)
삼성전자가 공급한 낸드플래시로 MP3플레이어 ‘아이팟나노’를 생산하기 시작한 애플은 안정적인 공급확보를 위해 삼성전자, 하이닉스와 2010년까지 각각 5억달러와 2억5천만달러의 플래시메모리 공급계약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총 1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낸드플래시 계약에서 일본의 도시바, 그리고 인텔과 마이크론의 합작사로부터도 메모리를 구입키로 했습니다. 아이팟나노용 메모리 공급을 둘러싼 삼성과 애플의 독점관계가 사실상 무너진 셈입니다.
(S: 애플, 안정적 공급 확보)
애플은 낸드플래시가 극심한 공급 부족에 처할 것에 대비해 12억5000만달러의 선수금을 지급하고
필요한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지급하는 12억5000만달러 규모의 선수금은 전체 낸드플래시 계약 금액의 5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독점공급 체제가 흔들리긴 했지만 우리 업체들은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게 됐는데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2010년까지 애플에 공급하는 전체 낸드플래시 규모는 각각 25억달러, 12억5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앵커-3]
일본 업체들 역시 동맹을 맺고 협공에 들어갔지요? 유럽 업체들 역시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요?
[기자]
(S: 일본 5개사 공동투자)
인텔과 마이크론의 제휴에 앞서 일본의 히타치ㆍ도시바ㆍ마쓰시타ㆍNECㆍ르네사스 등 5대 반도체업체도 2000억엔, 우리돈으로 약 2조원 가량을 투자해 시스템LSI공장을 건설하기로 했습니다.
내년 중 공장을 설립하고 오는 2007년부터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인데요.
도시바는 NEC와 2000억-3000억엔을 투입, 시스템LSI 제조기술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메모리 처리 속도를 삼성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S: 인피니온-AMD 제휴 추진)
또 매출규모 세계 5위 반도체 업체인 독일 인피니온도 메모리 사업부 분사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독일의 인피니온은 수익성이 낮은 메모리사업을 미국 마이크론사에 넘기고 AMD 등과 플래시부문에서의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 후발 주자인 중국도 반도체산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육성한다는 방침인데요.
우리 기업들의 독주를 막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세계 업체들이 동맹을 주저하지 않고 앞다투어 나서고 있습니다.
[앵커-4] 삼성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삼성전자는 걱정할 것 없다는 입장입니다.
(S: 삼성 "독주 문제없다")
삼성전자는 "인텔의 낸드플래시 진출은 오래 전부터 얘기된 것으로, 삼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은 이미 50나노 공정에 16기가 낸드플래시를 개발하는 등 기술 차별화를 지속하고 있어 시장을 주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미국과 일본 등 세계업체들이 연합전선을 구축해 도전장을 내밀고 있지만 국내업체들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은데요.
삼성전자는 6400억원을 투자해 경기 화성의 낸드플래시 생산 능력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인텔의 주력 시장인 노어플래시 시장을 역으로 공략하고
낸드플래시 우위를 바탕으로 인텔 고유 영역인 비메모리 분야도 적극 육성한다는 전략입니다.
[앵커-5] 그렇지만 이렇게 세계 각국의 업체들의 공격이 치열해지면 삼성의 독주체제에는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기자]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나면서 업계 판도에는 영향이 불가피하겠지만
삼성에게는 도전이면서 오히려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는 지적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텔과 마이크론의 장점을 두루 갖춘 거대 경쟁자가 등장해 시장을 잠식하면 단기적으로 우리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등의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S: 시장확대 긍정적)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낸드플래시의 시장확대와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에게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삼성의 메모리 반도체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갈수록 낸드플래시를 찾는 경우가 많아져 모바일 기기의 모든 하드디스크를 낸드플래시가 대체하는 등 경쟁업체 출현에 따른 시장 점유율 하락 폭보다 시장의 성장 속도가 훨씬 빨라 장기적으로는 득이 된다는 분석입니다.
한정원기자 jw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