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험에서든지 분명히 아는 문제를 틀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수능 당일이 되면 초조함과 긴장감 때문에 한두 문제를 실수로 틀리는 수험생이 꼭 있다. 흔히들 이런 실수를 하지 않는 것도 `실력'이라고 말한다. 1∼2점이 대학의 당락을 결정하는 수능에서 이런 실수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이제 수능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수험생들이 쉽게 범할 수 있는 실수들을 입시평가기관인 유웨이중앙교육이 영역별로 5개씩 짚어보았다. ◇ 언어 영역 ① 너무 똑똑하면 틀린다 = 언어 영역의 경우에는 어디까지나 지문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시사적인 내용이나 최근에 이슈가 됐던 소재를 다룬 지문에서 내용이 일치하는 문제가 나오면 수험생 자신의 배경 지식에 기대어 일치ㆍ불일치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되면 오답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자신이 잘 아는 내용이라도 반드시 지문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실수를 줄이는 방법이다. ② 너무 머리를 써도 틀린다 = 쉬운 문제를 풀 때 처음에 읽은 답지 ①이 정답이라고 판단되면 '아니야,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어'라고 생각한 뒤 고심한 끝에 다른 답지를 골라 틀리는 경우가 있다. 또한 고난도 문항의 경우에도 ①이나 ⑤를 피해 중간의 ②∼④중에서 답을 고르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엉뚱하게 머리를 쓰게 되면 오히려 틀릴 수 있다. 정직하게 자신이 답이라고 판단한 답지를 정답으로 선택해야 한다. ③ 번지수를 잘못 찾으면 낭패 = 언어 영역에서는 세트마다 지문의 ㉠, ㉡, ㉢ 혹은 ⓐ, ⓑ, ⓒ에 대해 묻는 문제가 있다. 이 때 ㉠을 보고 풀어야 하는 문제에서 ㉡을 보고 푼다든가, ㉠이 아닌 ⓐ를 보고 풀어서 틀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문과 문제에 같은 문자끼리 구별해서 표시해 두는 것(㉠에는 ○, ㉡에는 △표시 등)이 좋다. ④ 함정에 빠지지 말자 = 출제자가 의도적으로 함정을 파기도 하고 출제자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수험생이 보면 함정인 문두(問頭)나 답지가 있다. 답지의 경우에도 중요하지 않은 곳은 엉뚱한 어휘를 넣어 함정을 파는 경우가 있으므로 문두와 답지를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 ⑤ 막판에 답을 바꾸면 틀린다 = 문제를 다 풀고 남는 시간에는 '정답을 찍었던' 문제들을 다시 풀게 되는데 이 때 답지 번호를 바꾸었더니 틀렸다는 수험생이 많다. 답을 바꿀 때에는 지문에 명확하게 나와 있는 것이 아니면 그대로 두는 것이 낫다.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면 안된다. ◇ 수리 영역 ① 단지 부등호의 방향만 틀렸을 뿐인데 = 수학 문제를 풀다 보면 부등식을 필요로 하는 문제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사실 부등식 그 자체가 어려운 계산은 아니다. 따라서 단순한 실수로 답이 틀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부등식의 양변에 음수를 곱하거나 나누거나 양변에 역수를 취할 때 부등호의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계산에 급급한 나머지 이를 잊는 경우가 있다. ② 처음 조건을 무시하지 마라 = 주어진 식을 만족하는 근의 개수를 묻는 문제 등 우리에게 익숙한 문제를 풀 때 종종 하는 실수는 처음에 제시된 조건을 간과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처음에 구하는 수의 범위를 양수, 자연수 등 으로 제한한 문제의 경우 찾아낸 수들이 처음 조건을 만족하는지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무리방정식의 계산에서는 계산 과정의 끝에 무연근을 제외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③ "행렬과 합성함수는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아요" = 흔히 다항식의 곱셈 공식에서 너무나 익숙한 교환법칙이 행렬과 합성함수에서는 성립하지 않음을 헷갈려서 틀리는 경우가 있다. 특히 옳은 것을 고르는 보기 문항에서 실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를 이용한 곱셈 공식도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하자. ④ "얘에서 쟤를 빼나? 쟤에서 얘를 빼나?" =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가장 강력한 무기는 공식을 암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암기한 공식이 막상 문제를 풀 때 헷갈린다면 곤혹스러울 뿐 아니라 문제를 틀릴 수도 있다. 특히 정규분포의 표준화 공식의 경우에는 분자가 (Χ-m)인지, (m-Χ)인지 헷갈리는 것중 하나이다. ⑤ "밑이 같은 로그의 합은 진수의 곱으로 나타낸다(예 log a +log b = log ab) " = 이 공식은 반드시 알아야 하는 공식이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어처구니없게도 로그의 덧셈을 진수의 합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즉 덧셈으로 되어 있는 식이니까 막연하게 합으로 계산을 해 버리는 것이다. 로그함수는 지수함수의 역함수로 지수법칙과 일맥상통한다. ◇ 외국어 영역 ① 듣고 푸는 문제를 풀 때는 듣기 문제에만 집중하라 = 독해 문제의 풀이 시간이 부족할 것을 염려한 나머지 듣기 문제를 푸는 중간 중간에 읽기 문제를 풀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것은 집중력을 떨어뜨려 결정적인 정답의 단서가 되는 녹음 내용을 순간적으로 놓치기 쉽게 된다. 따라서 듣기 문제를 풀 때에는 듣고 푸는 문제만을 집중해야 한다. ② 듣기 문제에서 남자와 여자를 혼동하지 마라 = 대화에서 남자에 관한 사항을 묻고 있는지, 여자에 관한 사항을 묻고 있는지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이것은 듣기 문제에서 가장 범하기 쉬운 오류로 전혀 엉뚱한 것을 정답으로 고르는 결과를 가져 온다. 따라서 듣기 문제의 발문을 정확히 인식하고 문제 풀이를 해야 하며 선택지에서도 남자에 대한 설명인지, 여자에 대한 설명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③ 기존의 지식을 버려라 = 독해를 할 때는 자신이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을 버리고 지문의 내용만을 근거로 정답을 골라야 한다. 친숙한 주제가 나왔다고 해서 과거에 독해한 지문의 내용을 근거로 정답을 골라서는 안된다. 이런 일은 주로 지문의 전반부만을 보고 정답을 미리 짐작하는 경우에 발생하기 때문에 글을 끝까지 읽은 후 정답을 판단해야 한다. ④ 다의어에 주의하라 = 다양한 의미를 가진 단어들이 많이 있다. 평소에 단어의 의미를 암기할 때 한가지의 의미만을 주로 암기했다면 독해를 할 때 단어의 한 가지 의미만을 계속 떠올리게 되고 문장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된다. 이런 단어가 특히 선택지에 등장했을 때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글의 분위기 파악, 심경 추론, 필자의 어조 판단, 빈칸 추론 등의 문제의 경우에 자주 등장하는 어휘 중에서 critical(중요한, 결정적인), nervous(불안한, 신경질적인), desperate(필사적인, 절망적인), appreciate(감사하다, 감상하다), positive(긍정적인, 적극적인) 등이 그것이다. ⑤ 부정어에 주의하라 = 설명하고 있는 대상을 고르는 유형이나 글의 내용과의 일치 여부 판단 유형에서는 부정어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can't, don't, 부정어 + 부정사/동명사, 부분 부정과 전체 부정 등의 표현이 들어 있는 문장에 주의해야 한다. 이로 인해서 정답을 잘못 고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문제의 발문 또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치하는 것을 묻고 있는지, 일치하지 않는 것을 묻고 있는지를 명확히 인식하고 지문을 해석해야 한다. ◇ 사회탐구 영역 ①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는 문항은 선지의 진위 파악에 보다 심사숙고하자 =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라는 것은 정답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여러 개 있다는 것으로, 자칫 생각을 잘못하면 정답이 아닌 것을 고르기 쉽다. 우선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제시문의 출처나 연도가 힌트가 될 수 있으므로 이에 유의해야 한다. ② 복합적인 내용을 묻는 문항은 발문을 충실히 읽어라 = 지문을 읽다가 제시된 지문의 입장에 해당하는 선택지를 무의식적으로 고르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제시된 지문을 특정 논리로 비판하라고 할 경우 저지르기 쉬운 실수이다. 이런 유형의 문항은 발문이 중의적인 경우도 있으므로 발문을 보다 충실히 읽어야 한다. ③ 여러 개의 개념이나 사실을 한꺼번에 묻는 문항은 시간 배분에 신경쓰라 = 제시문 몇 군데에 밑줄을 긋고 각각을 ㉠∼㉤(가∼마)으로 구분한 뒤 선택지의 ㉠∼㉤에 대한 서술이 잘못된 것이나 옳은 것을 고르라는 문항은 단원간 통합 문항의 성격이 강하다. 하나의 문항에서 여러개의 개념이나 사실을 한꺼번에 질문했을 때 전반적인 교과의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어렵게 느낄 것이다. 이런 유형의 문항은 각각의 개념과 관련된 진술의 진위를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시간 배분에 신경써야 한다. ④ "의 ㄱ∼ㅁ을 불규칙적으로 짝짓는 문항에서 속단은 금물" = 에서 옳은 것을 모두 고르는 문항, 특히 선택지에 나열된 ㄱ∼ㄹ(ㅁ)의 개수가 선택지마다 동일하지 않은 문제의 경우에는 정답을 고르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예를 들면 선택지가 이런 형태(① ㄱ ② ㄱ, ㄴ ③ ㄱ, ㄷ ④ ㄱ, ㄴ, ㄹ ⑤ ㄱ, ㄷ, ㄹ )로 나왔을 때가 이에 해당된다. 이런 문항은 에 언급된 내용 하나하나의 타당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정답을 고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의 선택지 모두가 답이 되는 문항도 최근에 출제되고 있으므로 속단은 금물이다. ⑤ 통계 자료의 활용 빈도가 낮은 과목에서 통계 관련 문항에 당황하지 말자 = 통계 자료를 활용한 문항이 자주 출제되지 않는 심화 선택과목에서 통계 관련 문항이 나왔을 때 수험생들은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윤리 교과군, 역사 교과군에서는 문항의 소재로 통계 자료를 활용한 문항이 드물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문항이 출제될 경우 수험생들이 간혹 당황하거나 문제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제시되는 통계 자료는 사실 확인 수준이므로 당황하지 말고 무슨 통계 자료인지를 파악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 과학탐구 영역 ① "이론적으로 옳은 개념은 항상 답이다?" = 개념상으로는 옳더라도 주어진 자료로부터 유추할 수 없는 내용인 경우 답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자신이 개념상 옳다고 알고 있는 답지를 무조건 답으로 찾기보다는 문제에서 제시된 자료를 꼼꼼히 분석, 자료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는 내용이나 결론을 찾아야 한다. ② "문제에서 제시되는 그래프의 가로축과 세로축은 정해져 있다?" = 물리의 경우 그래프를 분석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는데 이 때 습관적으로 익히 봐왔던 형식으로 가로축과 세로축의 물리량을 인식하고 풀다보면 틀리기 쉽다. 문제에서는 가로축과 세로축의 물리량을 바꿔서 제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파악하고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하다. ③ "A물질이 B라는 반응을 하면 B라는 반응을 하는 물질은 무조건 A이다?" = 화학의 경우 탄소 화합물 단원은 여러 작용기나 물질의 종류별로 개념이 정리돼 있다. 각 물질에 대한 각각의 반응이나 성질만을 암기하다 보면 전체적인 공통점이나 차이점, 다양하고 복잡한 화학식을 혼동하기 쉽다. ④ "일반적인 자연 현상은 불변의 법칙이다?" = 생물의 경우 대부분은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현상을 다루지만 간혹 예외적인 현상에 관해 묻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어서는 안된다. ⑤ "천체 관측은 항상 지구에서만 한다?" = 지구과학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지구에서 관측한 달이나 행성에 대해서 묻는 문제가 출제되지만 경우에 따라 달이나 행성에서 지구를 관측할 때 나타나는 천문 현상을 묻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관측하는 관점이 달라지므로 깊이 있는 사고력과 주의력이 필요하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chun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