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에서 추석이후 30여건의 방화 가능성이 의심되는 원인미상 화재가 잇따라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13개의 소형 점포들을 `잿더미'로 바꾼 이날 새벽 대구시 중구 동성로 3가 상가화재 지역은 전날 새벽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로 옷가게와 식당 등 9곳의 가게가 불에 탄 상가와 맞붙어 있는 곳이다. 직선거리로 50여m 이내에 있는 도심 상가 밀집지역에서 이틀사이 `원인불명'의 불이 잇따른 것. 앞서 대구에선 9월중순 이후 차량방화와 골목길 방화추정 화재가 잇따랐다. 지난 11일 새벽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일대 주택가에서 차량 4대가 잇따라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피해를 입었다. 이 보다 한달여 전인 지난달 12일 새벽에도 달서구 감삼동과 성당동 일대 차량과 점포 등 7곳에서 원인미상의 불이 났다. 수사에 나선 달서경찰서는 지난달 연쇄화재의 경우 30여분 동안 반경 150m 이내의 좁은 거리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한데다 불길이 외부에서 일어난 점 등으로 미뤄 연쇄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또 지난 9월 30일 새벽에는 대구시 남구 대명동 대명시장내 점포 2곳과 폐지더미에서 잇따라 불이 났고 이 불이 나기 전날 새벽에도 인근에서 차량 2대가 불탔다. 잇단 방화추정 화재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뚜렷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관할 경찰서별로 수사전담반을 편성하고 주변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사건 발생이 주로 인적이 드문 새벽시간대에 이뤄진데다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방화 등이 잇따르면서 주민이 자구노력에 나선 경우도 있다. 대구시 북구 대현1동 주민들은 지난 추석을 전후해 동대구시장 부근에서 발생한 차량방화 등 방화사건과 절도사건을 차단하기 위해 3천500여만원의 비용을 들여 CC(폐쇄회로)TV 16대를 동네 곳곳에 설치했다. 시민 이모(32)씨는 "대구는 유독 대형 사건.사고가 많은 지역인데다 최근 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불이 이어지면서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류성무 이주영 기자 tjdan@yna.co.kr nan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