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18일 1차회의를 열고 '보고르 목표(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각각 2010년과 2020년까지 무역 투자 자유화 추진)' 달성을 위한 중기 계획인 '부산 로드맵'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부산 로드맵은 APEC의 무역 투자 자유화를 위한 새로운 기준이 됐다. 정상들은 또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특별 성명'을 발표키로 합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APEC 정상들은 DDA 협상 타결을 위해 유럽연합(EU)의 적극적인 협상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U 압박 성명 채택키로 정상들은 1차 정상회의에서 WTO DDA 협상의 진전을 위한 특별성명을 채택키로 합의했다. 특별성명은 19일 2차 정상회의 후 공개된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APEC 정상들은 DDA 협상 타결을 위해 EU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회담 내용 브리핑에서 "많은 정상들이 DDA 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농업 분야에서 EU측의 적극적이고 신축적인 자세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반 장관은 이어 "APEC이 이같이 결의한 이상 공은 EU에 넘어간 셈"이라고 말해 EU측을 직접 압박했다. 현재 농산물 분야에서 가장 많은 수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EU는 아직 이에 대한 감축 시한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19일 발표될 특별성명에는 교착 상태에 있는 DDA 협상 타결을 위해 선진국들은 2010년까지 농산물 분야 수출 보조금을 철폐토록 촉구하는 등 EU를 겨냥한 내용이 담긴다. ◆부산 로드맵 환영 19일 나올 정상 선언의 근간이 되는 부산 로드맵에는 역내 무역 투자 자유화 달성을 위한 회원국들의 구체적 계획과 개별 행동계획이 담겨 있다. 우선 회원국들은 선진국은 2010년,개발도상국은 2020년까지 무역 자유화를 달성한다는 보고르 목표를 재확인하고 무역 투자 자유화 조치인 개별 행동계획(IAP)에 대한 이행 검토 작업에 착수키로 했다. 학자 등으로 이뤄진 전문가 그룹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7개국씩 무역 자유화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부산 로드맵에는 자유화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보고르 목표 설정 당시 초점이 관세 인하 등 국경 조치에 맞춰졌다면 부산 로드맵은 자유화의 범위를 국경뿐 아니라 국내 규제와 경쟁정책,지식재산권 보호 등 국내 조치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산 로드맵에는 이와 함께 무역 원활화 및 기업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부산 비즈니스 아젠다'도 들어갔다. 여기에는 2010년까지 역내 무역거래 비용을 추가로 5% 감축하고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조치 강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의장 자격으로 각국 정상들의 양해를 얻어 대북성명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두성명 형태로 나올 이 성명에는 6자회담의 성과를 평가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당사국들 간 합의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부산=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