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제지의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협력사들이 신한은행이 지난 14일 사들인 신호제지 주식에 대해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들은 또 신한은행에 주식을 넘긴 아람파이낸셜서비스(아람FSI) 대표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따라 신호제지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다음 달 13일 임시주총 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경영진의 재반격 신호제지 협력사인 대진지업 장기창 대표 등은 지난 16일 아람FSI 이충식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또 17일에는 신한은행이 취득한 주식 11.8%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장 대표 등은 아람FSI가 신호제지를 인수하기 위해 구성한 아람제1호구조조정조합에 감독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이 대표가 조합의 재산인 신호제지 주식을 임의로 처분해 조합원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람FSI측은 "현 경영진측에서 먼저 업무집행조합원과 상의없이 조합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자 일부 조합원이 현금상환을 요구해 팔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분쟁 일지 신호제지의 경영권 분쟁은 이순국 전 회장(이사)과 국일제지·아람FSI의 싸움으로 압축된다. 지난해 아람FSI가 신호제지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이 전 회장은 엄정욱 부회장을 통해 아람FSI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실적 부실로 주채권은행이 아람FSI에 시정을 요구하자 아람FSI가 지난 8월 초 국일제지를 공동 경영자로 끌어들이며 분쟁이 시작됐다. 국일제지는 당시 신한캐피탈 등으로부터 신호제지 주식 19.81%를 매입,1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국일제지와 아람FSI는 경영진 교체를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했으나 경영진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국일제지 등은 법원에 임시주총 허가신청서를 제출했고 이달 1일 법원으로부터 인용결정을 받아 12월13일 임시주총을 준비 중이다. 임시주총 기일이 잡힌 후 경영진과 대주주는 각각 우호지분 확보 경쟁에 나섰다. 먼저 경영진의 백기사로 나선 신안그룹이 이달 초 장내와 장외에서 9.9%의 지분을 사들였다. 이에 국일제지는 신한은행에 백기사 역할을 요청,지난 14일 지분 11.8%를 매입토록 했다. ◆경영권 향방은 현재 국일제지측은 자신들의 지분(19.81%) 외에 아람FSI(12.07%) 신한은행(11.8%) 피난자인베스트먼트(8.71%) 등의 지분 54.59%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신호제지 현 경영진의 우호지분은 신안그룹 9.9%를 포함,우리사주조합(4.4%) 신호제지 임직원(4.99%) 등 19.29% 정도다. 하지만 이 중 피난자인베스트먼트 지분은 경영진측도 자신들의 우호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신한은행 지분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추진 중이라 양측의 정확한 우호지분 내역은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