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지역 내 최대 기업인 포럼인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17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됐다. 역대 최대규모인 800여명의 아·태지역 경제인들이 참석한 포럼에는 9명의 각국 정상들이 차례로 기조연설자로 나와 역내 경제의 공동번영과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강연을 시작했다. 현재현 CEO서밋 의장(동양그룹 회장)은 개회사에서 "부산 APEC CEO서밋은 지난 10년간 APEC이 일궈낸 성과를 재조명하는 동시에 역내 국가들의 협력과 번영을 위해 새로운 장을 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첫날 세션에서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경제성장이 아·태지역 경제에 미치는 의미'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것을 비롯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연사로 나섰다. 특히 이날 세션에서는 최태원 SK㈜ 회장이 "후진타오 주석은 경제적으로 부강한 중국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는 13억 중국인의 지도자"라고 참가자들에게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세션에선 특히 잭 마 알리바바닷컴 사장과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사장 등이 기업경영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기업과 정부와의 관계를 묻는 참가자의 질문에 잭 마 사장은 "기업은 정부와 결혼은 하되 사랑은 하지 말아야한다"며 기업과 정부의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원칙을 화두로 던졌다. 말레이시아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 페르난데스 사장은 "사표를 내고 여행 중에 런던∼바르셀로나 구간 항공료가 8달러라는 점에 착안해 저가 항공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창업 배경을 소개했다. 둘째 날에는 노무현 대통령,비센테 폭스 퀘사다 멕시코 대통령,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존 하워드 호주 총리,탁신 시나왓 태국 총리 등 5명의 정상들이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노무현 대통령의 기조연설 세션에서는 역내 기업인들이 서명한 반부패 선언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정상들의 기조연설과 별도로 진행되는 토론회에서는 △자연재해와 글로벌 공동대처 방안 △공동체를 위한 전략 △정보기술과 지식기반 경제 △아·태지역 성공비즈니스를 위한 파트너십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부산=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