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 상 등 4개 상을 휩쓴 데 이어 18일 일반에 개봉되는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에 대해 육군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 영화는 신인감독인 윤종빈씨(27)가 중앙대 영화학과 졸업작품으로 제작한 것으로 배우 스태프 등도 대부분 신인으로 구성됐다. 육군은 "영화 제작자 겸 감독인 윤씨가 군의 지원을 받기 위해 가짜 시나리오를 제출했다"며 "윤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16일 발표했다. 육군에 따르면 중앙대는 지난해 5월 육군본부에 공문을 보내 '군에서 만난 선·후임병 간 우정에 대한 영화를 만들겠다'며 영화 촬영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실제 제작된 영화는 억압된 군생활로 인해 선·후임병이 자살하는 내용으로 당초 시나리오와는 딴판이었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지난해 영화의 원안인 단편 시나리오를 군 담당자에게 보내 촬영 허가를 구했지만 내용상 문제가 있다고 거절 당해 문제부분을 삭제,수정해 허가를 얻었다"며 "옳지 않은 방법을 사용한 데 대해 개인적인 처분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한 영화계 인사는 그러나 "군이 촬영협조를 해주는 대가로 사실상 시나리오를 사전 검열하고 있다"며 "입맛에 맞는 작품만 골라 지원하는 군도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김수찬·유재혁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