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외교·통상 각료들은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합동 장관회의를 열고 세계무역기구(WTO) DDA(도하개발아젠다) 협상 타결을 위한 정상회의 특별성명 문안에 최종 합의했다. 골자는 농업 수출보조금의 철폐와 비농산물 분야의 관세 인하 등을 통해 DDA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것이다.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정상들이 발표하게 될 성명은 농업 등 주요 협상 분야에서 '과감하고 균형된 결과물'을 성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농산품 비농산품 서비스 분야를 가릴 것 없이 대폭적인 관세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성명은 2003년 칸쿤 각료회의를 무산시킨 핵심 쟁점이었던 농업 분야의 수출 보조금 문제와 관련,'선진국은 2010년까지 보조금을 철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김 본부장은 전했다. 비농산물 분야에서도 실질적인 관세 인하를 위해 '스위스 공식(Swiss Formula)'을 과감히 적용해야 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스위스 공식'이란 평균 관세율 차이는 고려하지 않고 관세가 높을수록 더 많이 낮추도록 하는 방식이다. 김 본부장은 "DDA 특별성명을 통해 전 세계 무역의 46%를 차지하는 APEC 정상들이 협상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고 타결을 촉구한 만큼 12월 홍콩 각료회의에 적잖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영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수출보조금 철폐안을 제시해 놓은 상태이며 한국을 포함한 상당수 APEC 회원국은 수출보조금 폐지에 합의하더라도 이를 연장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개발도상국이라는 점에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