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시도때도 없이 섹스를 하고 바람을 피운다. 지구상에 인간 외에 이런 동물은 없다.


조물주가 인간을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 인간의 섹스 시스템은 다른 생물에 비해 특이하다. 요컨대 수시로 섹스하고 바람 피우도록 설계돼 있다.


다른 생물은 발정기가 확실해서 일정 기간에 한해 짝짓기를 한다.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다르다. 여성의 배란이 요술을 부린다. 여성은 한 달에 한 번,1년에 열두 번 배란을 한다.


문제는 여성의 배란일이 예정일보다 며칠씩이나 앞당겨지는가 하면 며칠씩 늦어지기도 한다는 데 있다. 배란 날짜가 이렇게 뒤죽박죽이다 보니,한 달에 한 번 나타나는 난자를 만나 성공적으로 종족을 번식시키기 위해 정자는 늘 여성의 질 속에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남성은 여성의 질 속에 상시 대기하기 위해 다른 동물의 수컷과는 달리 시도때도 없이 사정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동시에 여러 암컷을 상대함으로써 종족 번식의 확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지혜(?)를 터득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바람은 인간 수컷의 본능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수컷이 이렇게 진화하는 동안 암컷은 어떻게 했을까. 소설 '씨톨'을 보자. '인간 정자'를 의인화한 소설이다. 씨톨들은 하나같이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몇백만 분의 1의 확률을 뚫고 인간이 되고 싶어한다. '정자 달리기'에서 1등을 한 정자가 난자와 만나 인간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선 난자도 마음에 맞는 정자를 고른다.


실제로 여성은 우수한 정자를 가진 남성을 골라 잡도록 진화해 왔다. 요컨대 남녀 모두 바람을 피우도록 진화해 왔다는 얘기다. 다만 바람의 방향은 남녀가 다르다. 남성은 종족 번식을 위해 가능하면 많은 여성과 섹스를 하고 싶어하고 여성은 우수한 종족을 길러내기 위해 양질의 정자를 찾아 나선다.


최근 조사를 보면 남성의 90%는 아내 이외의 여자와 한 번 이상 섹스를 경험한다고 한다. 여성도 30%는 한 남자에 만족하지 않고 마음에 맞는 남자를 찾아 나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의 여성은 더 진화한 셈이다.


바람이 진화의 산물이라면 우후죽순으로 번창하는 모텔은 '진화의 부산물'이라고나 할까.




교외에서도 도심에서도 모텔들이 황진이처럼 '쉬어간들 어떠리'라며 손짓한다.


즐비한 모텔들을 바라보면서 한 친구가 기발한 발상을 한다.


"우리 별장이 여러 개 있네." 보통 사람들에게 별장이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곳. 그런데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개라니. "야 저기 저 모텔들이 다 내 별장이지 뭐니…?"


부부만 단둘이서 별장을 찾으면 무슨 재미냐고요?


혹시 바람을 생각하세요? 유전자 명령에 충실할 뿐이라고 변명하지 마세요. 먼 데서 찾지 말고 가까운 곳에서 변화와 기지를 발휘하세요. 남들은 떳떳하지 못해 얼굴 붉히며 모텔에 들어설 때 아내와 함께 들어서는 당당한 기분을 만끽해 보세요. 부부가 바람을 연출해 보세요. "여보,일요일 밤은 별장에서 보냅시다. 당신을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어 몰래 봐 둔 곳이 있어. ㅎㅎㅎ"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sexeduca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