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가 연말 보너스 잔치를 벌일 전망이다. 9일 기업 임금 조사 전문회사인 옵션그룹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올 연말 월가의 연말 보너스는 작년에 비해 평균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가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보너스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상품거래 급증과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활발한 기업인수합병(M&A)으로 월가 금융회사들의 이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직종별로는 에너지 등 상품 매매에 관여한 사람들과 M&A 업무를 취급한 투자은행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연말 보너스가 각각 40∼50%와 20∼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자동차 회사들의 투기등급 전락 등으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던 채권딜러들은 작년보다 보너스가 오히려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구체적으론 투자은행의 국제업무 책임자들은 1인당 700만∼1000만달러의 연말 보너스를 챙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은행의 실무책임자인 임원급들도 1인당 220만∼330만달러의 돈을 한꺼번에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으로 활발했던 M&A의 덕을 톡톡히 보는 셈이다. 에너지 등 상품거래 관계자들의 경우 국제담당 책임자들은 600만∼800만달러를,스와프거래 책임자들은 330만∼400만달러의 보너스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 증권사의 자산관리 및 주식파생상품 거래 종사자들도 작년보다 15∼20% 증가한 보너스를 챙길 것으로 조사됐다. 월가에서 일하는 임원급들의 연봉은 10만∼25만달러 정도에 불과하지만 매년 연말 연봉의 몇 배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받고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