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기업 '새 별' 들이 뜬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사모펀드 붐을 타고 국제 벤처 자금이 아시아로 집중되면서 아시아 신생 기업들의 대박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틈새 시장을 공략한 기업들이 그 주인공이다.
직판 화장품 프랜차이즈 한국 더페이스샵,고급 양로원 프랜차이즈 일본 메시지 코,출산 및 육아 프로그램을 만든 중국 베이비케어 등은 올해 모두 100% 이상의 매출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11월14일자)가 이들 기업의 성공 노하우를 소개했다.
◆사회의 요구(Needs)를 간파
'합리적인 가격과 고급 서비스'를 표방하는 일본 양로원 프랜차이즈 업체 메시지 코는 설립 7년 만에 전국에 102개 양로원을 세우고 자스닥에 상장해 시가총액은 2억8100만달러를 돌파했다.
한 달 이용료가 5000달러 안팎으로 비교적 비싸지만 서비스에 비해서는 싸다는 평가를 받아 2004 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66% 늘어난 9300만달러의 매출과 580만달러의 순익을 남겼다.
양로원은 많지만 대부분 서비스가 나쁘거나 너무 비싸다고 느낀 한 외과의사가 설립했다.
고급 설비를 갖추되 모두 임차했고 음식 및 서비스를 대부분 아웃소싱하는 방법으로 비용을 낮췄다.
하루 일과는 노인이 직접 짜도록함으로써 생활의 자율성을 높여줬다.
중국 베이비케어는 출산과 육아에 관한 종합 교육 센터다.
98년 출범,16개 도시에 20개소를 열었고 내년에 8개 도시에 추가 진출한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100% 늘어난 2000만달러가 될 전망이다.
메시지 코와 베이비케어는 모두 그 사회의 니즈를 간파해서 성공한 예다.
메시지 코는 일본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이미 20%에 달하고 2020년이면 30%로 급증할 전망일만큼 노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양로원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판단에서 출발한 회사다.
베이비케어는 중국에서 한 해 태어나는 아이가 2800만명에 달하고 대부분 하나여서 돈을 쓸 준비가 된 부모들은 많지만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없다는 데 착안했다.
◆블루오션(경쟁 없는 새 시장)발견
중국의 포커스미디어홀딩은 고층 빌딩 엘리베이터 옆 광고 모니터를 관리하는 회사다.
매일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느라 5분씩 허비하면서 "중국 엘리베이터는 왜 이렇게 느릴까"를 고민하던 20대 광고회사 직원이 2002년 설립했다.
자기 예금을 털어 17인치 모니터를 여러대 산 후 평소 인맥을 통해 헤네시코냑,후지필름,테그호이어,차이나넷콤을 광고주로 확보하고 상하이 지역 50개 빌딩에 6개월간 공짜로 모니터를 달아준 게 시작이다.
이 회사의 상반기 매출은 190%, 순익은 160% 뛰었다.
올 한 해 매출 6300만달러에 순익 2300만달러를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더페이스샵은 "미국 의류회사 갭처럼 싸지만 쿨(cool)한 브랜드도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 회사다.
이 회사는 중간 상인들의 유통 마진 때문에 한국 화장품 가격에 거품이 끼어있다고 판단,화장품 직판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다.
2003년 명동에 1호점을 낸 이래 국내에 360개,해외에 61개 매장을 세웠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176% 늘어 1억6200만달러를 기록하고 순익은 219% 증가한 286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틈새 시장 개척에 성공
인도 발크리시나 타이어는 농기계와 건설차량용 타이어 수출 업체다.
이 회사의 젊은 사장 요게시 마한사리아(30)는 서구 대기업들은 이런 제품들을 직접 생산하기 싫어할 것이라고 판단, 2000년 기존의 자동차 타이어 사업을 접고 틈새 수출 시장을 뚫었다.
농기계와 건설차량용 타이어는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다품종 소량생산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큰 나라에서는 수지 타산이 안 맞는 사업이라는 것을 간파했다.
이 회사는 현재 매일 1500가지 타이어를 3500개씩 생산하고 이 중 95%를 수출한다.
인도의 저임금 덕분에 매출에서 직원 700명의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
2004 회계연도 매출은 8500만달러로 4년 전 750만달러에서 10배 이상 뛰었다.
성공한 아시아 신생기업들이 급속도로 사업을 확장하는 비결은 벤처 캐피털 덕분이다.
포커스미디어는 창업 초기 소프트뱅크에 주식 5%를 넘기고 50만달러를 확보했고 베이비케어는 창업 이래 벤처 캐피털로부터 2400만달러를 지원받았다.
비즈니스위크는 "창업자 입장에서는 탄탄한 사업 모델을 확보하고 성장성을 인정받으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자금을 얼마든지 끌어모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