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부산지부가 이달 하순 부산에서 열리게 될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에 관한 학습안을 만들어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내용이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이 학습안은 APEC 정상회의가 기업가와 가진자들만을 위한 것이라는 부정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는 데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하(卑下)하는 등의 내용까지 담고 있다니 참으로 개탄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APEC 정상회의는 한마디로 우리가 힘들여 유치한 국제회의다. 역내 21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뿐만 아니라 세계적 기업인과 언론인 등 6000여명의 외국인이 한국을 찾게 된다. 따라서 부산 APEC 정상회의는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을 확대하고 국가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은 우리 경제의 사활이 걸린 지역이다. 총교역의 70%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액의 3분의 2가 이 지역 국가들로부터 이뤄진 것이다. 더구나 정상회의 개최로 인해 부산지역은 사회간접시설 확충 등 유ㆍ무형의 혜택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전교조의 행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가뜩이나 외국의 반세계화단체나 국내 관련단체들이 반(反)APEC 시위를 하겠다는 등 어수선한 판국에 이 지역 교사단체가 그런 수업안에 따라 학생들을 가르치겠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에게 그러한 부정적 내용이나 국가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수 있는 잘못된 시각을 주입시켰을 때 국가발전에 어떠한 영향이 나타날지는 능히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전교조가 내세우고 있는 명분처럼 학생들이 사회적 현상을 바라볼 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비판적 시각을 가르쳐 줄 필요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전교조 부산지부의 학습안은 전체 35쪽 가운데 학생용 자료 1쪽만 긍정적인 면을 서술하고 나머지는 거의 비판적인 내용들로 채워졌다면 이는 반대운동을 선동(煽動)하는 것이지 건전한 사고력을 키워주는 교육자료라고 볼 수 없다. 이번 APEC 정상회의는 국가발전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계기일 뿐만 아니라 개최도시의 위상제고 등에 큰 기여를 할 것이란 점에서 전교조는 물론 모든 시민들이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할 일이지 반대할 사안은 결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