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종합부동산 대책' 이후 은행 등 금융회사에 '세(稅)테크 컨설팅'이 열기를 뿜고 있다. 부동산 보유세 및 양도세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VIP고객의 세무상담 요청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중심으로 세(稅)테크 컨설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서울 여의도 PB센터와 강북 PB센터에서 부동산 관련 개인 세무 컨설팅을 수시로 개최하고 있다. 종합소득세 신고 때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에 한해 PB센터에서 무료로 신고를 대행해 준다. 이뿐만 아니라 일반 영업점을 통해서도 세무 관련 상담 서비스를 수시로 제공한다. 외환은행은 외부 세무법인 소속 세무사 3명을 전속 배치,PB고객들의 상속·증여세,부동산 관련 세금에 관한 상담 신청을 접수받아 제공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PB고객을 대상으로 부동산 세금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으며 PB센터에서 별도의 세무 상담을 받고 있다. 특히 은행 PB영업에서 세무상담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자 최근 들어 국세청 출신 세무 전문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새로운 특징이다. 국세청 출신이면서 금융권 PB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현재 10여명 안팎.우리은행이 5명으로 가장 많으며 국민은행 1명,제일은행 2명,조흥은행 1명,삼성증권 2명,한국투자증권에 1명이 활동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국세청 출신 PB를 앞으로 1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외환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국세청 출신 PB를 스카우트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국세청 출신 세무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있는 것은 전문 지식 외에 세무당국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다. 일반 세무전문가들보다 훨씬 현실적인 조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이 최근 선보인 무료 모의 세무조사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경영자인 PB고객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모의 세무조사를 실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직접 세무조사를 진행해 봤던 사람들이 아니면 이 같은 서비스를 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세청 출신 세무전문가들이 은행 PB센터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몇 년 전부터다. 지난해 연말 삼성증권에서 우리은행으로 스카우트된 류우홍 어드바이저리(AD) 센터장이 시초격이다. 류우홍 센터장은 지난 87년부터 13년 동안 국세청에 몸 담았다가 지난 2001년 2월 삼성증권의 세무컨설턴트로 영입돼 일찌감치 PB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은행권 PB로는 조흥은행 PB사업부 안만식 팀장이 가장 오래됐다. 안 팀장은 17년간 국세청 근무를 하다 지난 2002년 8월 조흥은행 PB센터가 꾸려질 때 합류했다. 지난 5월에는 합법적인 절세 안내 책자인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세금 적게 내는 100가지 방법'을 출간하기도 했다. 국민은행 PB팀의 박영선 세무사도 국세청 출신.13년간 국세청에 근무한 후 2년간 세무법인에서 활동하다 지난해 11월 국민은행 PB팀에 합류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