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혼 여성들이 배우자 선정 기준으로 집안배경 내지 부모의 권력, 경제력, 도시거주 등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1등신랑감이었던 노동당원과 제대군인이 뒷자리로 밀려나는 대신 물품공급이 잘 되는 부서의 간부 자제, 외무성 및 무역대표부 직원, 평양 등 도시거주자가 급부상했다. 임순희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한국독일학회와 통일연구원이 서울 중구 필동 동국대 덕암세미나실에서 공동개최한 '남북한의 문화교류와 독일 통일의 교훈'이라는 주제의 학술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임 연구위원은 "도시처녀들이 노동당원이나 제대군인을 선호하던 현상은 옛날일"이라면서 "지금은 외국에 나다니면서 재산을 모으는 사람이나 다른 나라에 부모들이 나가 있는 총각, 하다 못해 외화를 쓸 수 있는 연줄이라도 있는 총각이면 선도 보지 않고 결혼한다"고 말했다. 주로 당의 권력자이거나 물품 공급이 잘 되는 부서의 간부 자제, 해외여행 기회가 많은 외무성 및 무역대표부 직원, 잘 생긴 외모에 가정환경이 좋은 사람, 도시 거주자 등을 배우자로 선호한다는 것. 1990년대 중반 이후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릴 때 군관과 외화벌이 일꾼들이 가장 '귀하신 몸' 대접을 받았다고 임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그는 북한 여성들은 평양 총각을 선호한다며 "지방 처녀가 평양 총각과 결혼하면 평양 거주가 가능하므로 다른 조건은 따지지 않고 평양총각을 선호한다"면서 대도시 거주 총각들의 높은 선호도를 조명했다. 그 결과로 결혼 못한 농촌 총각, 산간지대 공장 노동자들의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고 임 연구위원은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