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우리 증시가 활황을 보이고 있으나 기업들이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금을 유출하고 있어 증시 본래의 직접금융 기능회복이 시급하다고 27일 지적했다. 상의는 이날 `자본시장 활용실태의 국내외 비교 및 정책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증시의 자본조달비율(자본조달액/GDP(국내총생산))을 국가별로 분석한 결과 한국은 0.83%에 그쳐 홍콩(21.96%), 싱가포르(2.64%), 미국(1.40%) 등에 비해 증시의 자본조달기능이 크게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올해 상반기 거래소 및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들이 기업공개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2조779억원에 그친 반면 주주배당과 자사주매입에 지출한 비용은 4조2천910억원에 달해 지출액이 조달금액의 배를 넘었다. 증시로부터의 순조달액(증시로부터의 조달액-증시로의 환원액)은 2003년 -7조9천226억원, 2004년 -10조307억원으로 갈수록 유출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기업들이 배당과 자사주매입에 지출한 비용이 상장 및 등록법인 전체 순이익(51조1천906억원)의 32.1%에 달했다. 한편 기업들의 증시 상장 기피현상이 심화돼 거래소 시장의 경우 2005년 9월 현재 상장폐지기업(20개)이 신규상장기업(9개)을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의는 이처럼 증시의 자본조달기능을 회복시키려면 기업들의 상장기피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며 공정공시, 거래물량 규제 등의 각종 증시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상의는 또 상법상의 1주 1의결권 원칙에 예외를 적용, 무의결권, 일부무의결권, 복수의결권 주식 등 다양한 종류의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고 특정 사업부문이나 자회사에 대해 이익배당 또는 잔여재산 분배의 청구권을 갖는 트래킹 주식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의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회복하려면 모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에 자금이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국내 증시의 자본조달기능을 높여 45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시중부동자금이 생산적 투자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 기자 s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