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을 못한다고 주변에 우려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나름대로 축구를 즐기고 있기 때문에 괜찮았습니다." 23일 프로축구 수원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마침내 골 가뭄에 종지부를 찍은 박주영(20.FC 서울)은 그 동안 마음고생이 컸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축구를 즐기고 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주영은 지난 8월28일 울산 현대전에서 정규시즌 9호골을 신고한 이후 6경기 연속 침묵을 지켜 주변의 우려를 낳았던 것이 사실. 그러나 박주영은 이날 전반 20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수비진 사이를 뚫고 감각적인 오른발슛을 뿜어 선제골을 작렬, 팀의 3-0 대승을 이끌며 부활을 알렸다. 시즌 10호골로 두두(성남), 산드로 히로시(대구)와 나란히 득점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는 의미도 있지만 본인에게는 팀 승리와 직결된 골이라는 의미가 더욱 컸다. 박주영은 "팀이 이기는데 기여해 기분은 괜찮다"면서 "팀이 위기이기 때문에 (정)조국이 형과 많이 움직이며 투지있게 경기하려고 마음먹었다. 남은 경기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얼마나 많은 골을 넣느냐보다 팀이 이기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를 마친 뒤 박주영은 승리의 기쁨을 드러내기보다는 "팀 성적이 맘에 걸린다"며 굳은 표정을 지을 정도로 아직 마음이 편하지는 않은 상태. 소속팀 FC 서울은 이날 승리로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행진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지만 플레이오프 진출권과는 아직 격차가 크다. 이 때문인지 박주영은 이날 경기를 관전한 딕 아드보카트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해서도 "오늘 아드보카트 감독님이 오신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늘 하던대로 했다"며 팀 플레이에만 몰두했다고 전했다. 또 박주영은 이날 선취골에 앞서 전반 19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멋진 오른발 프리킥을 날려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청소년대표 시절이나 전기리그에서 몇 차례 멋진 프리킥 골을 성공시켰던 박주영은 최근 부진에 빠져들면서 프리킥에서도 자신감 없는 약한 슈팅만을 선보였으나 이날만큼은 비록 이운재(수원)의 몸을 날린 선방에 가로막히기는 했지만 빨랫줄같은 강슛을 뿜어내며 자신감 회복을 알렸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