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쇼팽 콩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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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출신의 프레데리크 쇼팽(1810~1849)은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린다.
노래하듯 선율의 움직임이 자유스럽고 부드러워서다.
그는 짧은 생애 동안 빗방울전주곡 영웅폴로네즈 등 200여곡을 만들었는데,리듬이나 연주법이 이전과는 아주 다르게 독창적이었다.
4세 때 누이로부터 처음 피아노를 배운 쇼팽은 8세에 공개연주회를 가지면서 '제2의 모차르트'라는 격찬을 받았다고 한다.
번뜩이는 천재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쇼팽의 출생지 바르샤바에서 1927년에 창설된 '쇼팽 콩쿠르'가 단박에 세계 최고의 국제 콩쿠르로 인정받은 것은 음악사에서 차지하는 쇼팽의 가치가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이었다.
피아노연주가들에게 이 콩쿠르는 '꿈의 무대'이면서 곧 '거장의 등용문'으로 불린다.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중에서 가장 모범적인 연주를 하는 폴리오를 비롯 아시케나지,아르헤리치,부닌 등이 쇼팽 콩쿠르 출신인 것만 봐도 그렇다.
5년마다 열리면서 그것도 18세에서 29세까지 젊은 피아니스트들만이 참가하는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임동민 동혁 형제가 3위에 입상했다는 소식이다.
심사위원들의 자국민 밀어주기가 극성을 부리고 아시아권 연주자에 대한 견제 속에서 입상했기에 더욱 의미가 큰 것 같다.
사실 임군 형제의 입상은 예견된 것이긴 했다.
국제적인 여러 콩쿠르에서 이미 실력을 인정 받았고,세계 3대 콩쿠르인 벨기에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는 동생이 3위에 입상했었다.
그러나 인맥으로 얽힌 심사가 공정치 못했다며 수상을 거부함으로써 국제 콩쿠르의 공정성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서양음악의 짧은 역사 속에서도 성악과 기악,작곡,지휘분야에서 이미 세계적으로 실력이 확인된 한국인들이 많다.
쇼팽은 생전에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모차르트 음악을 즐겨 들었고 임종하면서도 자신의 소나타 대신 모차르트의 곡을 원했다고 한다.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거장이라 해도 한국인 음악가의 곡을 즐겨 듣는 날이 머지않아 오기를 고대해 본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