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은 20일 북측의 담화 발표에 대해 "북측 실무자들과 지속적으로 사업 정상화를 위한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오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북측이 담화를 발표해 매우 당혹스럽다"는 공식 반응을 내놓았다. 현대측은 "그간 현대아산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북측에 상황을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대그룹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북측과 쌓아 온 굳은 신의 관계를 믿으며 선대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은 현정은 회장도 남북경협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며 "좀 더 시간을 갖고 북측과 진지하게 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그룹은 또 "남북경협 사업은 남북 화해와 협력은 물론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민족 공존공영의 사업이기 때문에 대승적 차원에서 상호 간 입장을 이해해 하루빨리 사업이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 같은 공식 반응과는 달리 현대그룹 내부에선 "김윤규 전 부회장을 원직 복귀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북측이 요구한다고 해서 측근 그룹을 청산하는 일도 있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그룹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은 현정은 회장은 이날 예정대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주요 임원들과 만찬을 함께 했으나 대북사업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 관계자는 "현 회장이 현대아산과 진지한 논의를 가진 후 2~3일 뒤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