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난 시합-엘딘 OPEC(석유수출국기구) 사무총장은 "OPEC 회원국들이 2010년까지 원유 생산능력을 하루 500만배럴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19일 발표했다. 엘딘 총장은 또 세계적 석유 수요 증가 및 소비국들의 정제능력 한계 등의 요인으로 볼 때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엘딘 총장은 이날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에너지장관회의에 특별 참석,"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이란 등 OPEC 회원국들은 국제 석유시장 안정을 위해 현재 하루 3250만배럴 수준인 원유 생산능력을 2010년까지 3800만배럴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OPEC 회원국들은 이를 위해 모두 5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며 잉여생산 능력도 현재 200만배럴에서 5년 후 400만∼500만배럴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엘딘 총장은 "이 같은 OPEC 회원국들의 원유 생산 확대계획은 2010년까지의 세계 석유수요 증가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200만배럴인 잉여생산 능력만으로도 올 겨울 및 내년 석유수요 증가에 대처하기에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엘딘 총장은 하지만 "산유국만의 노력으로는 국제 석유시장 안정을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소비국들의 정제시설 투자 등을 촉구했다. 한편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이날 엘딘 총장과 만난 뒤 "OPEC과 APEC의 주요 소비국 간 장관급 회의를 정례적으로 갖고 에너지 연구기관 간 포럼 개최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날 21개 APEC 회원국 에너지장관 회의에선 아·태 지역에서 2030년까지 에너지 인프라 투자에 5조3000억∼6조700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으며 고유가 상황 타개를 위해 △APEC 가스포럼 창설 △석유 정제설비 고도화 및 대체연료 개발에 대한 세제 혜택 △원자력 발전 및 방사성 폐기물 처리 분야에 대한 협력 강화 등 6개 항으로 구성된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경주=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