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이후 1년가량이 가장 어려웠지요. 수업 내용에 대한 학부모 의견도 다양했고 학생들 의견이 달랐습니다. 이제는 제대로 된 영재 교육시스템을 갖췄다고 자부합니다." 문정오 한국과학영재학교 교장은 평등 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시작된 과학영재 교육은 한마디로 모험에 가까웠다며 이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교사와 학생들 간 함께 연구하고 학습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설득할 수 있도록 인성 교육을 한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모두 서클에 가입하도록 해 친구들도 사귀고 봉사활동도 펼치도록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이해해야 진정한 과학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우쳤지요." 또 수업 과정에서는 일방적인 수업패턴에서 벗어나 생각하는 기회를 많이 갖도록 했다고 그는 밝혔다. 학생 6명당 교원 1명으로 팀이 구성되도록 했으며 진로상담과 학사 전반에 대한 심층지도를 했다. 어떤 때는 교사와 학생이 하루종일 논쟁을 벌일 때도 있다고 전한다. 이쯤되면 교사도 학생이고 학생이 교사가 된다고 덧붙였다. 학생이 논쟁 과정에서 교사의 잘못을 발견해 시끄러워진 적도 있다는 게 문 교장의 회고다. "지난 1학기에 모든 과정을 마치고 올가을 대학에 미리 들어간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다른 대학생들과 비교해 봐도 수준이 높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그는 요즘도 학생들의 기숙사 불이 꺼질 때 퇴근하고 아침에 가장 일찍 출근한다. 일요일에도 항상 출근해 교장실을 찾는 학생들과 격의 없는 토론을 나눈다. 그의 가장 큰 최근 걱정거리는 이 같은 영재들이 대학에서 하는 평범한 교육에 적응할지 여부다. 그는 그래서 신동학교의 설립 등 국가가 이러한 영재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내용을 담은 '영재 교육진흥법' 개정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