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을 융합한 바이오 IT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두 학문 간 연구 교류를 활성화하고 융합기술 연구인력을 양성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원천기술 개발,장비산업 및 기초의학 육성,융합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고 규제의 틀을 융합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융합기술 특허를 먼저 따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남홍길 포스텍(옛 포항공대) 시스템생명공학부 교수는 "기술적 측면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BT와 IT의 융합 자체가 힘들다는 점"이라며 "두 분야 연구자들의 언어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기술을 융합하기 위해서는 연구 시스템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봉현 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센터장은 "융합기술 연구를 지원하는 정책과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정 센터장은 "DNA 칩은 당장 상용화해 성장 동력으로 만들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전학성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컨버전스전략연구팀장은 연구원끼리는 물론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 간에도 교류와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바이오 IT를 성장 동력으로 키우려면 시장 논리에 맡기는 것도 좋지만 '유비쿼터스 환경'에 맞춰 규제의 틀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초 의학을 발전시켜야 바이오IT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시스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기초의학 연구가 취약하다"면서 "서울대 의대 졸업생 150명 중 기초 의학을 연구하겠다는 사람이 한두 명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같은 학과 박제균 교수는 무엇보다 부품·소재 산업과 장비 산업을 육성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한국은 일본에 비해 소재기술 측정 능력이 부족하다"면서 "융합기술 분야에서는 특허 때문에 2등은 없고 1등만 살아 남는다"고 경고했다. 아주 쉬운 기술이라도 먼저 특허를 따내고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것.그는 특히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특허로 무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