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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칼럼] 의결권 규제론은 허위명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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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재 < 논설위원ㆍ경제교육연구소장 > "대주주는 자신이 직접 지배하는 주식비율 이내로만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두 부류의 사람들이 그런 주장을 편다. 한 부류는 주식시장이 자본주의 시스템을 작동시켜가는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무지를 탓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부류는 제법 그럴싸한 이론으로 무장해 있는 그룹이다. 여기에는 교수도 있고, 법률을 생산하는 의원도, 정책을 주무르는 당국자도 있다. 대주주 지배권을 소유지분 범위로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소위 증권 민주주의 이론의 캠페인용 버전이다. 정치 민주주의가 1인1표인 것처럼 1주1표가 증권시장의 민주성을 보장한다고 생각한다면 더 할말이 없다. 정치조차 대통령제 하에서는 0.1%라도 많이 확보한 자가 권력을 '온전히' 장악하는 법인 터다. 그런 오도된 생각의 결정판이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각종 의결권 규제요,그중 하나가 금산법이다. 이건희 회장이 2% 남짓한 소액의 지분으로 자산규모 135조원인 삼성전자 계열을 초법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비난한다면 누구라도 대주주와 소액주주가 질적으로 완전히 똑같다는 주장에 손을 들어주게 된다. 그러나 '작은 지분…'운운하는 이 주장은 원인과 결과가 뒤집혀 있는 허위의 명제다. 이 회장은 135조원짜리 초대형 기업의 경영권을 불과 2%의 지분으로 사들인 것이 아니다. 지분 하락을 감수하면서 자본을 조달해 왔고 삼성전자를 135조원으로 키워낸 결과가 오늘의 지분 구조다. 언제든 시장에서 주식을 팔고 떠날 수 있는 증권 투자자와 경영 하나에 목숨을 걸고 뛰는 대주주가 같을 수는 없다. 소액주주는 매일매일 주식을 팔고사면서 대주주를 옮아다니지만 대주주가 소액주주를 선택해 옮아다닐 수는 없는 법이다. 의결권 제한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차라리 "대주주가 필요 없는, 혹은 소멸해버린 공상적 자본주의를 주창한다!"고 내놓고 말하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더 이상 구차한 설명도 필요 없을 것이다. 의결권 규제는 논리의 전도일 뿐만 아니라 그 결과는 매우 위험하다. 지분율이 낮다는 이유로 대주주를 처벌하기로 든다면 창업가 정신도 기업가 정신도 끝장이다. 그리 되면 증권시장은 다만 투기꾼들의 머니게임이 되고말 뿐 더 이상 성장 경제의 견인차도,자본주의의 꽃도 될 수 없다. 창업 대주주가 허겁지겁 주식을 되사모아야 하는 지경이라면 누가 무엇 때문에 온 몸을 던져 창업하고,기업을 키우고,자본조달을 위해 증권시장을 찾으며,창업자의 자본 한계를 뛰어넘는 대규모 투자를 감행할 것인가. 투자를 할수록 지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낮은 지분율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장차 과연 어떤 대주주가 투자를 늘려갈 것인가. 지금 벌써 그런 조로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의결권 규제 논리가 반기업적이며, 결과적으로 '성공을 처벌'하게 되는 패러독스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회장이 30년 전의 모습 그대로 삼성전자를 그저 그런 수입대체용 소형 가전회사로 소유하면서 사이비 운동가들이 주장하듯이 소액의 기부금이나 내고 다녔더라면 지금의 이 따위 저급한 시비도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운동가들은 그런 몇 개 회사를 지배구조 모범기업 따위로 부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영기업이나 은행 따위의 면허업자, 나아가 30년 전부터 지금까지 줄곧 수입상품이나 팔고 있는 회사를 '모범'이라니!. 성공한 대주주를 징벌하려는 나라의 경제가 잘 돌아갈 리 없다. 그것은 얼치기 좌파들이 기업 소유권을 공격하기 위해 '경영자 자본주의'조차 부패상이 극심한 월스트리트에서 잠시 빌려온 개념의 장난이다. jk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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