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의 블루오션 바람이 펀드 상품에도 불고 있다. 목돈을 가진 부유층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운용되는 상품에 단기 투자하는 형태가 주류였던 예전 국내 펀드시장은 최근 1~2년 새 적립식펀드와 중소형주 배당주 등 여러 유형의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스타일펀드 등으로 진화하면서 가입자가 폭증하고 투자 대상종목도 확대되고 있다. 증권?자산운용업계가 발굴해낸 대표적인 블루오션 상품으론 단연 적립식펀드를 꼽을 수 있다. 적립식펀드 붐은 지난 2003년 1월 랜드마크자산운용이 '1억 만들기 적립식펀드'를 출시하고 이어 미래에셋그룹이 '3억만들기 펀드'를 내놓으면서 불이 붙었다는 게 정설이다. 초저금리로 예?적금과 채권의 매력은 떨어지고 주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던 상황에서 이들 회사는 '적금처럼 매달 일정액을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적립식펀드 캠페인에 한발 앞서 나서면서 신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그 결과 적립식펀드는 샐러리맨의 목돈만들기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잡으면서 대성공을 거두게 됐다. 적립식펀드는 금융계 전체의 최고 히트 상품으로 발전하면서 판매액이 폭발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적립식펀드 수탁액은 지난 8월 말 현재 9조2415억원에 달했고 계좌수는 350만계좌를 넘어섰다. 2004년 말까지만 해도 100만 계좌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올 들어서 성장세가 훨씬 가팔라진 셈이다. 적립식펀드가 투자자의 지평을 넓혔다면 가치주펀드 배당주펀드 중소형주펀드 등 스타일펀드는 펀드의 투자 대상을 확대,국내 증시가 재평가 받는데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가치주펀드로는 한국투신운용의 '한국부자아빠거꾸로주식A-1'을 꼽을 수 있다. 세이에셋자산운용의 '세이고배당주식형'과 신영투신운용의 '신영비과세고배당주식형1' 등은 배당주펀드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했다. 중소형주펀드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의 소형주에만 투자를 하는 유리에셋자산운용의 '유리스몰뷰티주식'이 대표적이다. 이들 펀드는 펀드 수익률 부문에서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펀드평가 제로인에 따르면 '유리스몰뷰티'와 '한국부자아빠거꾸로주식A-1'은 이달 초 현재 1년 수익률이 167%,80%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이고배당주식형'과 '신영비과세고배당주식형1'은 2년 수익률이 105%,101%로 4위,6위에 올라 있다. 물론 출시 당시부터 이런 우수한 성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가치주 배당주 중소형주는 증시에서 사실상 '소외된 주식'이었다. 개인?기관?외국인으로부터 모두 외면을 받으면서 거래도 잘 되지 않았고 그런만큼 저평가 상태도 극심했다. 예를 들어 '유리스몰뷰티'가 출시됐던 지난 2004년 6월 이 펀드가 투자대상으로 삼았던 300여개 소형주의 평균 예상배당수익률이 6%에 육박했음에도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8배와 1.4배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들 펀드는 이를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삼은 것이다. 시황이나 수급 상황이 안좋아 저평가된 주식은 시간이 흐를수록 반드시 주가가 오를 것이란 확신아래 뚝심있게 밀어붙여 스타일펀드라는 신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