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재계 금융계 연구소 등의 국내 중진 경제 전문가들은 '10년 후 한국'의 최대 화두로 단연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 구축'을 꼽았다.


전문가 10명 중 7명은 향후 한국이 경쟁력 있는 국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성장우선 정책을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을 지목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이 주력해야 할 점으로도 대다수가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으로의 진출'을 제시했다.


어윤대 고려대 총장,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김종창 금융통화위원 등 한경밀레니엄 포럼 회원 52명은 한국경제신문사가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성장토대 지속돼야 분배도 된다


향후 10년간 한국의 잠재성장률 수준을 묻는 질문에 '4∼5%'라는 응답이 46.2%로 가장 많았고 '3∼4%'에 그칠 것이란 답변도 38.5%나 됐다.


정부가 해마다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5%대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응답은 3.8%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이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에 대해 이처럼 비관적인 것은 정부 부문에 일차적 책임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절반가량(42.3%)이 '정부의 분배중시 경제정책'이라고 답변했다.


다음으로 △기업의 투자 부진(26.9%) △저출산과 고령화(23.1%) △교육 부실에 따른 노동력의 질 저하(7.7%) 등이 뒤를 이었다.


또 현재 기업활동을 하는 데 가장 큰 장애 요인이 무엇인가란 질문에도 '정부의 직·간접적인 규제'라는 답변이 61.5%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사회 전반의 반(反)기업 정서'라는 응답도 34.6%나 됐다.


정부와 정치권이 최근 일부 대기업의 지배구조에 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감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교육 자율 확대에 미래 달렸다


10년 후 한국이 경쟁력 있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성장우선 정책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이 69.2%로 대다수였다.


또 '성장과 분배 정책의 조화'를 주문한 전문가들도 30.8%나 됐다.


반면 '분배중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기업들은 성숙 산업을 대체할 '블루 오션'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의 진출'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응답이 69.2%로 가장 많았다.


또 '기존 주력 업종의 질적 고도화'를 주문한 전문가들도 19.2%나 됐으며 '투명 경영 등 기업시스템 개선'이란 응답은 11.5%였다.


우리 경제의 창의력을 키우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재양성 시스템이 개선돼야 하고 이를 위해 '대학의 자율성 강화'(46.2%)가 시급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특목고·자립형 사립고 확대(30.8%) △평준화 전면 폐지(15.4%) △교원 경쟁력 강화(7.7%) 등이 뒤를 이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