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일자) 미래를 준비하라는 OECD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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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중장기 성장전망에 대한 우려(憂慮)가 제기되고 있다는 내용의 한국보고서를 내놨다. 우리 경제에 대한 인식과 처방이 저마다 달라 혼선이 느껴지는 그런 상황에서 참고될 만한 점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OECD 보고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정책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미래를 준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총수요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저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라든지 부동산 정책은 오락가락해서는 안되고 시장친화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 그렇다. 또 급속한 고령화 추세 등 경제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앞으로 현재의 잠재성장률 수준이라도 유지하려면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것도 마찬가지다. 미래에 요구될 재정의 역할을 염두에 둔 권고로 들린다.
OECD는 한국의 성장률에 대해 올해는 3.7%, 내년에는 4.9%로 전망했다. 몇 년째 계속되는 3~4%대의 성장률에서 언제쯤 시원스럽게 빠져나올 수 있을지 답답한 행보(行步)가 아닐 수 없다. 이대로 가면 앞으로 나아질 것이란 보장도 없다. 급격한 고령화와 출산율 감소 등을 감안할 때 노동력 부족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노동생산성이라도 높아 이를 상쇄해 주면 좋겠지만 미국의 약 40%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니 더욱 그렇다.
게다가 투자는 좀체 살아나지 않고 있다. 정치ㆍ사회적 혼돈(混沌)이 극에 달하면서 기업들은 위축될대로 위축돼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OECD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있고 이에 따라 현행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고 있지만 지금의 국내 분위기는 너무도 딴판이다. 기업의 과거 문제를 오늘의 잣대로 재단하면서 규제를 오히려 강화하려는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OECD는 규제완화와 개방 등 경쟁촉진을 통한 교육의 질적 향상도 주문했다. 그래야 할 분야는 교육뿐만이 아닐 것이다.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한국이 새로운 경제발전 모델을 찾아야 할 시점인데도 문제 해결 의지는 약해 보인다고 했다.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는 따끔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자신의 문제이고 우리가 해결해야 할 일이다.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중대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