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부산APEC 경제도약 교두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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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 태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
오는 11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13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금년도 정상회의에서는 '하나의 공동체를 향한 도전과 변화'를 주제로 APEC 창설 이후 지난 15년간 추진된 무역ㆍ투자자유화의 성과를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ㆍ태 경제공동체 창설이라는 원대한 비전을 실천하기 위한 정상차원의 새로운 밑그림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이번 정상회의 기간 중 미국 일본 중국 등 우리나라의 핵심 무역 파트너를 포함한 21개 회원국의 정상과 공무원 학자 기업인 언론인 등 약 6000명 이상이 우리나라를 방문할 예정이므로 이들에게 외환 위기 이후 쌓아온 경제적 성과를 효과적으로 알림으로써 우리의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가 격상되는 효과도 적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APEC의 경제적 효과는 아ㆍ태지역의 역동성과 성장 잠재력에서 비롯된다.
2004년 말 현재 APEC은 전 세계 GDP의 57.4%와 교역량의 44.7%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지역경제협력체다.
2004년도에 우리나라 APEC 국가간 무역량이 총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1%이며,총 190억달러에 달하는 무역흑자가 APEC 회원국과의 교역을 통해 달성됐다.
따라서 APEC 경제 협력 활성화는 우리의 수출,투자시장 확대에 따른 기업투자,고용 증대의 경로를 통해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함으로써 우리에게 부수적으로 기대되는 경제적 효과는 무엇인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경우 관광수입의 증가와 같은 직접적 효과가 약 3000만 달러,국가신인도 및 이미지 제고를 통한 직접투자 유입 증가가 약 1억6620만달러,국내 산업파급에 따른 총생산 증가가 약 2억5556만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한편 정상회의 개최지인 부산광역시는 자체 연구를 통해 APEC 정상회의가 4021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6100명의 취업유발효과를 부산지역에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APEC 정상회의는 한국의 대외경제정책방향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우리는 다음 세가지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첫째,APEC을 선진통상국가 입지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현재 추진 또는 계획 중인 FTA 협상을 통해 우리의 관세율은 2010년까지 OECD 평균 수준으로 인하될 것이다.
한편 투자ㆍ서비스ㆍ정부조달부문 등에 있어서는 이미 APEC의 모범 사례국으로 인용되고 있으므로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APEC 무역자유화에 대한 조기이행 의지를 천명함으로써 우리정부의 개방 및 시장경제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파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농산물을 비롯한 취약산업의 경우 예외적 조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예정하고 있는 개방스케줄에 커다란 진로수정이 필요치 않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둘째,APEC을 우리나라 FTA 확산의 교두보로 이용해야 한다.
현재 답보상태에 있는 일본과의 FTA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한편 우리의 주요 교역 대상국인 미국 중국 등과의 FTA 체결을 촉진함으로써 우리 수출 시장의 확대와 함께 제도의 선진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셋째,APEC의 제2도약을 위한 경제기술협력(Ecotech) 확대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1995년 APEC 정상회의 개최국인 일본은 매년 200만~300만달러 규모의 무역투자자유화 및 원활화(TILF) 사업 지원을 통해 APEC 자유화 추진사업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만일 우리나라가 공적개발원조(ODA) 증액의 일부분을 APEC 개도국 능력배양사업에 할당한다면,APEC 역내 개도국에 대한 우리의 안정적 시장확보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