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지기' 투수 김원형(33)과 포수 박경완(33)이 SK를 위기에서 구했다. 김원형과 박경완은 중앙초등-전주동중-전주고에 이어 프로야구 쌍방울 동기로서 20년에 가까운 농익은 배터리 호흡을 자랑하고 있는 `쌍두마차'. 김원형과 박경완은 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쾌투와 쾌타로 팀에 낙승을 안겼다. 단기전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1차전을 내준 SK는 이들의 활약과 더불어 값진 1승을 낚아 5전3선승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3위로 추락, 플레이오프 직행이 좌절되고 1차전까지 무기력하게 내줘 바닥까지 가라앉은 사기는 선발 전원이 안타를 날리는 수준까지 다시 치솟았다. 김원형은 선발로 나와 박경완과 호흡을 맞춰 6⅔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을 기록, 팀 최다승 투수 및 선발진 최고참의 체면을 살렸다. 김원형은 지난 91년 데뷔 이후 올 시즌 개인 최다승(14승)을 거뒀지만 유독 한화전에서만 승수를 쌓지 못해 1차전 선발의 영예를 잡지 못했다. 올 시즌 성적은 14승8패, 방어율 3.41이지만 한화 상대로 한 성적은 4경기 무승2패에 방어율 5.50로 저조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무대에 선 김원형에게 정규시즌 성적은 숫자에 불과했다. 김원형은 경기 전 "올 시즌은 내 야구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해였지만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다"며 "정규시즌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한 한화를 반드시 이겨 전구단 상대 승리를 거두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김원형은 경기 후 "오늘 경기에 지면 끝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니까 긴장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긴장을 많이 했다"며 "한화에는 한방이 있는 타자가 많기 때문에 최소한으로 안맞으려고 애를 썼다" 김원형과 한화 타선을 틀어막은 박경완은 개점 휴업한 홈런포를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17일 개인통산 252호 홈런을 터뜨려 포수 최다홈런(이만수)에 타이를 이룬 뒤 달포가 지나도록 잠잠하기만 했지만 역시 큰 무대에서 한방이 터져나왔다. 박경완은 6-2로 앞선 8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조성민의 3구째 포크볼을 통타, 좌월 105m짜리 쐐기 쏠로포를 뿜었다. 박경완은 "원래 게임전에는 김원형과 얘기를 잘 안하는데 오늘은 얘기를 충분히 한 뒤에 들어갔다"면서도 "오늘 지면 끝이란 생각이었기 때문에 한 얘기었지만, 그 얘기가 무엇인지는 (전력 보안상)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