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수 후 가치를 높여 되팔아 차익을 겨냥하는 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최근 잇따라 설립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국내 PEF 규모는 연내 3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KTB네트워크는 30일 1500억원 규모의 'KTB2005 PEF'를 결성,금융감독원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KTB네트워크는 앞서 지난 5월에도 기업은행과 함께 1200억원 규모의 PEF를 설립했었다.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바이아웃(기업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금감원에 등록을 마친 국내 PEF는 모두 11개,출자 약정금액은 2조5650억원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미국계 투자회사인 H&Q가 주도하는 'H&Q AP PEF'(3100억원),호주계 맥쿼리은행이 주도하는 '맥쿼리코리아 오퍼튜니티즈 PEF'(250억원)가 현재 등록을 준비 중이고 칸서스자산운용도 '칸서스3호PEF'의 자금을 모집 중이어서 국내 PEF 규모는 조만간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PEF는 작년 12월27일 미래에셋그룹 계열의 맵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미래제1호'를 시작으로 5월 말까지 7개가 만들어졌다. 이후 6~8월에는 신규 PEF가 전혀 없다가 9월 들어서만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이끄는 '보고PEF'(5010억원),김병주 전 칼라일그룹 아시아 회장이 주도하는 'MBK파트너스PEF'(3750억원),'신한-국민연금PEF'(3000억원),'KTB2005 PEF'(1500억원) 등 4개가 새로 생겨났다.


한 PEF 관계자는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등 옛 대우그룹 계열사와 외환은행 LG카드 우리금융 등 대어급 매물이 많은 데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PEF가 투자할만한 대상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리만 요란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투자가 이뤄진 사례가 드물어서다. 국내 PEF 가운데 실제 투자가 이뤄진 사례는 산업은행의 'KDB제1호'가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에 1000억원을 투자,진로 인수에 참여한 게 사실상 유일하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