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고 생산 증가세도 둔화되는 등 경기회복이 좀처럼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대표적인 내수지표인 소비재판매 증가율이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소비 회복세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중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5%가 늘어 6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7월의 7.0%보다는 둔화됐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생산은 전년동월비 21.8%, 영상음향통신 생산은 14.7% 늘어 증가한 반면 자동차 생산은 분규 등의 영향으로 0.1% 감소했다. 생산자 제품출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8% 늘어 전달의 6.4%에 비해 0.6%포인트 줄었다. 내수용 출하는 4.5%, 수출용 출하는 7.7% 늘어 수출용 출하 증가율이 내수용 출하 증가율을 앞섰다. 소비재판매는 내구재와 준내구재, 비내구재 판매가 모두 증가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0% 늘면서 7월의 4.8%를 넘어서 31개월만에 증가율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구재판매는 승용차 판매가 신차 효과와 수입차 판매 호조로 인해 24.8% 늘어난데다 가전제품과 컴퓨터 등의 판매도 3.3% 늘어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9.9% 증가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 기계 및 정밀기기 등에 대한 투자감소에 따라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0.9% 줄어드는 등 감소세로 반전됐다. 설비투자는 올들어 매달 증가세와 감소세를 오가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건설기성도 5.2% 증가에 그쳐 증가세 둔화가 지속되는 모습이었다. 김광섭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생산 증가율이 둔화된 것은 현대자동차 파업에 따른 영향이 컸다"며 "파업사태가 없었다면 전월과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가 유지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8.31대책 등의 영향으로 9월에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