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동산포커스 시간입니다. 최근 건축시장은 최첨단 아파트, 초고층 오피스타워 등이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설계와 시공업체들도 시장변화에 맞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다양한 건축물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오늘은 국내 건축시장 동향을 살펴보고, 건축기술 선진화를 위한 길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도움말씀에 대한건축학회 이리형 회장께서 나오셨습니다. (앵커) 먼저, 지난 25일 건축의 날 행사가 열렸죠. 경복궁 창건일로 기념일을 제정하게 된 배경과 이번 행사의 의미가 남다르다고 하던데요. (답변) “건축의 날”을 경복궁 창건일로 결정하기까지에는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습니다. 한국 건축을 대표하는 많은 건축물과 건축가들을 열거해 놓고 심사숙고한 끝에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역사적인 건축물인 경복궁의 창건일(9월25일)을 건축의 날로 정하기로 하였습니다. 경복궁은 조선시대의 정궁으로서 우리 민족의 자존과 뿌리가 서려있는 아름다운 건축물이므로, 우리 건축인들은 물론 국민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훌륭한 문화유산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건축문화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경복궁의 창건일을 기념일로 택한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하겠습니다. 이번 “건축의 날” 행사는 건축인들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고, 건축기술의 발전과 건축문화의 창달에 기여한 건축인의 노고와 업적을 치하하면서, 우리나라의 건축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저희 건축학회가 주관하여 행사를 진행하였지만 대한건설협회, 한국건축가협회, 한국건축사협회,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한국감리협회 등 건축관련 6개 단체가 공동 주최하고, 이들 단체가 소속되어있는 건설교통부와 문화관광부가 공동 후원함으로써 건축인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사실 건축학회하면 시청자들이 좀 생소하실 것 같은데요. 올해로 60주년을 맞으셨다죠. 그동안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 (답변) 건축학회는 올해 광복60년을 맞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 합니다. 1945년 조선건축학회라는 이름으로 창립된 건축학회는 비영리 순수학술단체로서 지난 60년간 꾸준히 성장하여왔습니다. 현재 학회에는 관/산/학/연에 종사하고 있는 약 1만5천여명의 건축전문가들이 회원으로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으며, 각 시도에 지회를 두고 있는 건축분야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단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축학회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건축제도 및 정책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으며, 건축전문가 육성을 위한 건축교육체계의 개선과 건축교육인증제도를 확립하였고, 건축기술개발과 건축문화의 선진화에 많은 기여를 하였습니다. (앵커) 최근 건설 부동산시장이 녹녹치 않습니다. 건축시장 현황은 어떻고. 대응방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답변) 건설부동산 시장은 현재 신규분양 주거시설과 재건축, 리모델링 등 다양하게 형성되어있습니다. 최근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일부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여 정부에서도 고심 끝에 “8.31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지역의 부동산 가격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전국이 영향을 받는 대책을 만드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부동산 시장은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도록 신축적인 정책을 제시하여야 할 것입니다. 즉, 부동산 투기가 염려되거나 집값이 과도하게 높은 지역에서는 공급을 늘리도록 하고, 임대주택을 많이 건설하여 서민들의 내집 마련에 도움을 주는 정책이 요구됩니다. 해당지역의 공급부족을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접지역을 개발대상지역으로 지정하면 두 곳의 부동산 가격은 동반 상승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건축시장은 주택부문을 제외하면 신축건물 수요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주택부문에서도 도심지의 재건축은 용적율 제한에 따라 시행사의 수익률이 낮아져서 추진이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행히도 리모델링 분야는 정부의 정책에 따라 증축면적 범위가 확대되면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건축시장 진출이 활발한데요. 국내 건축 디자인은 세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수준까지 도달했나요? (답변) 주지하는 바와 같이 국내 건설사는 베트남 진출을 시작으로 중동지역, 동남아, 아프리카 등의 해외 건설시장에 진출하여 수많은 건설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왔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건설기술은 선진국의 80-90% 수준까지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설계분야는 몇몇 대형 설계사무소를 제외하면 해외시장 진출이 매우 미흡한 실정이며, 설계수준 또한 선진국의 60%정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최근 세계건축협회(UIA)의 요구조건에 부합하는 건축설계 전문가를 육성할 수 있도록 국내 대학의 커리큘럼이 혁신적으로 개선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기존의 건축가와 기술자들의 역량제고 하고 국제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교육을 강화하여야 하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이해, 윤리성과 리더십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내용과 방법에서도 혁신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합니다. (앵커) 얼마전 리모델링 증축이 건축물 부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요. 건축물 설계나 시공에 있어서 염두해야 할 점이 있다면? (답변) 건축물을 리모델링한다고 해서 부실을 가져온다는 것은 일부 사례에 국한된 잘못된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건축물의 부실은 신축건물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아마, 리모델링을 하는 과정에서 구조체의 내력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구조를 변경하거나 건축물의 주요 부위을 과도하게 훼손하는 경우에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우에는 구조기술자가 참여해서 구조검토를 수행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보수보강을 하면서 시공하기 때문에 부실은 사전에 충분히 방지할 수 있습니다. 리모델링 건축물의 경우에는 원래 설계도를 바탕으로 구조물의 현재상태를 진단하고 내력의 변화를 파악한 다음, 그에 상응하는 설계도를 작성하고 시공을 하게 됩니다. 이 경우, 설계자, 설비기술자, 시공자 등 여러 참여주체간의 상호협의가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시공자는 설계자에게 시공지식, 경험 등을 통해 최적 설계안이 작성될 수 있도록 조언을 하고, 설계자는 이러한 조언을 받아드려 자신의 디자인 의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경제적이고 안전한 설계대안을 제시하게 됩니다. 과거에는 주로 설계와 시공단계에 필요한 업무를 중심으로 건축물을 만들었지만, 최근 공공시설물의 경우에는 VE기법과 생애주기비용분석(LCC)을 토대로 유지관리가 용의한 설계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민간부문에서도 좋은 건축물을 만들 수 있도록 발주자, 설계자 및 시공자 사이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하여 새로운 건축생산기술과 관리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건축시장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내 건축물의 방향, 어떤게 있을 수 있나요? (답변) 건축은 우리시대의 거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건축가는 전통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해석하여 주변환경과 조화를 추구하면서, 건축물을 사용할 고객들에게 아름답고, 안전하고, 튼튼한 시설을 제공하려고 노력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도시는 과거 급속한 경제성장과정에서 대량으로 공급한 주거시설의 형태가 유사하고, 고층건물의 스카이라인이 일정하지 못할 뿐만아니라, 주요건축물의 설계를 외국의 유명건축가에게 의뢰함으로써 이질적인 형태의 도시경관을 형성하여왔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건축가들의 역량이 높아졌으므로 국내 건축물의 수준도 향상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래의 건축물은 자연환경에 순응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하고 삶의 가치가 존중되는 방향으로 창조되어야 할 것 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IT/BT/NT 등의 첨단융합기술을 활용한 친환경설계와 혁신적인 건설생산방식을 적용하여 고품질의 감성적이고 유기적인 건축물을 만들어나가야 하겠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도심지의 땅값이 매우 높기 때문에 효율적인 공간활용을 위해서는 초고층 건축물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행이도 우리 건설분야는 외국에서 초고층 건축의 설계와 시공을 실제 경험한 기술자들이 많기 때문에 초고층 초대형 건축프로젝트를 충분히 완수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앵커) 건축의 날 행사를 시발로 건축학회의 역할이 점점 부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계획과 시청자들에게 한 말씀? (답변) 올해 처음 제정한 “건축의 날” 행사가 많은 건축인의 참여로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에게 건축인들의 자성과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건축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행사에서 다짐한 “건축인의 선언”을 실천해 나가도록 중장기 실행전략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매년 개최될 행사에서는 여러 건축단체들의 개별적인 행사들을 통합하여 국민과 건축인이 함께 하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우리의 선현들이 창조한 역사적인 건축유산을 보호하고 전통을 계승하여, 새로운 건축기술을 개발하고 세계 속에 한국의 건축문화를 창달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시청자들께서도 주변의 건축물 답사와 현장견학을 통하여 우리나라 건축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져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권영훈기자 yhkw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