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일 생태 하천으로 다시 태어나는 청계천이 서울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태평로에서 마장동까지 도심을 가로지르는 청계천로 일대는 서울의 상권 및 부동산 등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자연생태계 등 환경적 측면에서도 일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강북의 새 성장축으로 급부상하면서 '강북 르네상스'를 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7개월간의 복원작업으로 거대한 콘크리트 더미를 걷어냄으로써 청계천은 한 단계 진화한 환경친화형 도심 경제권을 새롭게 창출하고 있는 셈이다. 복원된 청계천은 이미 그 자체로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도자벽화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 등 태평로에서 마장동까지 5.8km 구간 곳곳에 세워진 조형 예술품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청계천 복원을 배우기 위해 청계천을 찾은 외국인이 이미 3000여명을 넘어섰다. 일본 중국 등지에선 청계천 견학 신청이 끊이질 않고 있다. 외국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청계천의 외국인 관광객 유입효과는 연간 200만~300만명에 달할 것"(이명박 서울시장)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변 상권도 벌써부터 몰려드는 손님들로 활기가 넘치고 있다. 특히 외식업계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청계천이 시작되는 청계광장 주변과 피아노거리가 조성된 관철동 일대는 한 빌딩에 3∼4개의 외식업체가 들어서는 등 입점 경쟁이 치열하다.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는 최근 청계광장 근처에 광화문점을 열었다. 제과 체인점인 파리바게뜨도 청계천 인근에 모두 5∼6개 점포를 개설할 계획이다. 태평로 파이낸스빌딩 내 레스토랑 5개를 운영 중인 아워홈의 김상우 홍보팀장은 "빌딩이 청계천 시발점과 가까워 특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운상가 청계상가 광장시장 등 기존 상가들도 청계천 개통에 맞춰 통일된 규격의 간판을 교체하는 등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하천변을 따라 영업을 하던 커피전문점 등은 파라솔 의자 탁자 등을 밖으로 내놓고 유럽식 '노천카페'로 전환하고 있다. 부동산 시세도 바뀌고 있다. 일부 인기지역 땅값은 평당 호가가 1억원까지 뛰어오르면서 강남지역을 추월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조사 결과 2003년 4월 평당 최고 4000만원 선이던 세운상가 재개발지역 땅값이 지난해 4월 6000만원으로 50% 올랐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청계천 주변 대로변 땅값은 올 들어서도 계속 올라 평당 7000만∼8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청계천에 물이 흐르기 시작하면서 여름에 하천 주변 온도가 도심 다른 지역보다 크게 낮아지고 미세먼지 일산화탄소 등이 줄어드는 등 환경적 효과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