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대학별 논술 시험에서 영어지문 출제 등을 금지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논술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지방 고교 학생들이 수시 2학기 전형에 공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학별 고사가 평이해지면 서울 명문고 학생과 겨루어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대체로 지방 고교생들은 서울 소재 명문고생에 비해 내신점수 따기가 유리해 대학별 시험에서 엇비슷한 성적만 나와도 합격권에 들 수 있다. 입시 전문기관 유웨이중앙교육은 지난 16일까지 원서 접수를 마친 주요 67개 대학에 원서를 접수한 학생들의 숫자를 계산해 21일 발표했다. 그 결과 지방 고교 출신 지원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유웨이를 이용,원서를 접수하는 학생은 전체 수시2학기 응시자의 50% 선으로 추정된다. 응시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대구였다. 지난해 9126명이었던 67개대 응시자의 수가 올해는 1만2149명으로 44.1% 늘었다. 이는 전체 응시자 증가율 10%의 4배를 넘는 수치다. 울산(43.5%),경남(31.1%),제주(23.1%) 등도 지난해보다 수시2학기 응시자 수가 급증했다. 반면 서울의 응시자 증가율은 4.1%에 그쳤다. 백승한 평가실장은 "논술이 평이해진 데다 지방 고교 출신 학생을 우대하는 특별전형도 많기 때문에 수시라 하더라도 지방 고교 학생이 유리한 실정"이라며 "수시 1학기와 정시를 포함한 2006학년도 대입에서 지방 고교 출신 합격자의 비율이 예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대학별 전형 시기와 경쟁률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도 이번 수시 2학기 전형의 특징 중 하나로 조사됐다. 수험생들은 수능 후 대학별 시험을 보는 대학을 선호했다. 수능 점수가 예상보다 잘 나올 경우 수시2학기 대학별 시험을 포기하고 정시를 노릴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수능 전 면접고사를 실시하는 연세대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6.15 대 1이었으나 수능 후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고려대는 평균 경쟁률이 28.8 대 1에 달했다. 성균관대도 수능 후 면접을 실시하는 2-1전형(15.65 대 1)이 수능 전 논술을 반영하는 수시 2-2전형(8.17 대 1)보다 경쟁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