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로 제공되는 발신번호표시(CID) 서비스를 무료로 전환해도 이동통신사 내년 실적 전망치와 현재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1일 증시 전문가들은 CID 서비스 무효 전환 가능성에 대해 단기 악재에 불과하다고 평가한 뒤 요금인하 가능성을 이미 내년 실적 전망치에 반영했기 때문에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증권사는 CID 서비스가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LG텔레콤에 대해서는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 CID 서비스 무료전환 가능성..이통사 동반약세 정보통신부가 CID 요금을 기본요금에 포함시켜 사실상 무효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이동통신업체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시30분 현재 LG텔레콤[032640]이 7.63% 급락한 5천93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KTF[032390]와 SK텔레콤[017670]도 각각 4.63%, 0.69% 떨어진 가격을 기록중이다. 이날 주가 하락은 정부의 이동통신 요금인하 혹은 CID 서비스 무료전환 가능성이 재부각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전날 "CID 서비스 요금을 기본요금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면서 이와관련된 이통사들의 요금인상 요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단기쇼크에 불과..내년 실적에 이미 반영" 국내 증권사들인 CID 서비스 무료전환 혹은 요금인하는 이미 예견된 재료라며 내년 이통사 실적 추정치에 이미 반영해놓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성훈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와 여당이 소주세율 인하가 어려워지자 이동통신 요금을 재물로 삼아 인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쯤 CID 요금을 무료로 전환하는 선에서 이통사들과 타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CID 요금이 무료로 바뀌면 내년 주당순이익(EPS)이 SK텔레콤 8%, KTF 13%, LG텔레콤 26%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미 요금인하를 내년 실적 추정치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인하폭이 예상보다 커지지 않는다면 추정치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진단했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진 LG텔레콤도 이익의 증가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CID 서비스를 무료로 바꿔도 내년 EPS는 전년 대비 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KTF와 SK텔레콤 역시 현재 가입자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내년 실적이 올해 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홍식 유화증권 애널리스트도 "현재 SK텔레콤과 KTF는 1천원, LG텔레콤은 2천원을 CID 서비스 요금으로 받고 있다"며 "무료화가 된다면 SK텔레콤은 2%, KTF는 2.3%, LG텔레콤은 4.5% 정도 매출액이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CID 요금 무료화를 내년 실적추정치에 직접 반영하지 않았지만 올해 요금 인하율을 3~5% 정도로 잡아 놓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반영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갑호 교보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요금인하가 예상됐다는 점에서 비슷한 효과를 갖는 CID 서비스 무효화는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텔레콤은 단기쇼크 예상 다만 3위 업체인 LG텔레콤은 1, 2위 업체인 SK텔레콤과 KTF에 비해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증권은 이날 이동통신업계의 CID 요금 무료화 가능성을 감안해 LG텔레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췄다. 조철우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이통사업자 입장에서는 기본요금의 인상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통 3사의 부가서비스 매출 중 60% 정도가 CID요금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LGT의 수익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