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선에서 보수 야당 및 집권 연정이 모두 과반수 획득에 실패함에 따라 정권의 향배가 불투명한 가운데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야당의 총리후보인 앙겔라 메르켈 기민당(CDU) 당수가 용퇴하면 자신도 총리직을 포기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고 독일 일간지 빌트가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의 사민당(SPD) 중진의 말을 인용, 슈뢰더 총리는 3기 집권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이 중진은 "새 정부 구성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총리는 지금까지 없었다. 슈뢰더 총리는 용퇴함으로써 당 역사에 위대한 인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빌트는 전했다. 슈뢰더 총리는 자신과 함께 메르켈 당수도 총리가 되겠다는 야심을 버리면 기민-기사당(CSU)연합에서 총리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빌트는 메르켈 당수가 총리직을 포기할 경우 기민-기사당 연합 내에서 에드문트 슈토이버 기사당 당수, 크리스티안 불프 니더작센주 기민당 위원장 등이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8일 실시된 독일 총선 결과 뚜렷한 승자가 없는 상황에서 슈뢰더 총리와 메르켈 당수는 모두 자신이 연정을 주도해 총리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