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은 한국 증시의 리레이팅(재평가) 원년'.


북핵 문제 타결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대세 상승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아왔던 가장 큰 문제가 해소됐다는 평가다.


올 들어 한국 증시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몇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종합주가지수가 1200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이고,연말에 1300을 찍을지 아니면 1400까지 뛸지 모를 대형 호재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를 벗어버리고 외국인 투자심리 호전→주가 상승→증시 레벨업의 수순이 본격화한다는 것.


물론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불안한 유가 및 환율 등이 불안요소이기는 하지만,북핵 문제가 해소되면서 시장의 큰 물줄기가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전망했다.


◆대세 상승 이제 시작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소위 말하는 컨트리 리스크 해소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호전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탄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봉 CJ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호재인데,이번 사안은 한국의 태생적인 문제가 해소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연말에 1300을 찍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리레이팅의 과정에 있지만 가장 큰 장애물이 제거돼 재평가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신중한 시각도 있다.


김한진 피데스증권 전무는 "남북 문제는 워낙 복잡한 사안이라 길게 봐야 한다"며 "특히 타결 내용들이 실제 실행되는지 여부가 단기적으로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전략은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수주가 가장 유망한 업종인 만큼 내수주 중 실적 호전 종목을 추려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간 경제협력이 활성화한다면 남북 경협 관련주가 우선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또 불안한 해외 변수를 감안할 때 수출주보다는 내수주에 눈길을 돌리는 게 현명하다"고 지적했다.


김기봉 본부장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올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대형 우량주의 상승 탄력이 강해질 것"이라며 "특히 재평가의 중심축에 서 있는 금융주와 자동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병서 센터장은 "남북 경협의 최대 수혜를 입을 건설주가 단기적으로는 주목거리지만 본격적인 리레이팅 작업이 시작된다면 외국인이 선호하는 IT주 역시 관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변수는 없나


북핵이라는 최대 악재가 해결됐지만,금리나 유가 등은 여전히 변수다.


특히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릴지 여부가 관심이다.


이정호 센터장은 "남북관계가 본격적인 해빙 무드에 들어간 것은 분명 호재지만 그 외 부문에서는 여전히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며 "특히 미국 경기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면 북핵 타결이라는 호재는 단기적으로 힘을 못 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상에서 계속 머문다면 기업들의 부담이 늘어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