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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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가상자산(암호화폐) 프로젝트나 게임 회사가 주를 이루던 웹3 시장에 유통, 엔터테인먼트, 지식재산권(IP) 등 관련 다양한 웹2 대기업들의 출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기반 인프라 제공업체 쟁글은 23일 블루밍비트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최대 웹3 B2B 콘퍼런스 '쟁글 어돕션(Xangle Adoption)'을 오는 7월 한국, 일본에서 양국에서 개최하는 가운데 올해는 유통, 엔터 업계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쟁글 관계자는 "일본 대표 엔터테인먼트 및 대형 IP 기업으로 알려진 토호(Toho), BTS가 소속된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 하이브의 자회사 하이브 바이너리, 루이비통과 디올 등을 소유한 대형 럭셔리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HM), 산토리 위스키로 잘 알려진 일본 굴지의 주류기업 산토리 홀딩스(Suntory Holdings) 등이 이번 쟁글 어돕션 행사에 참여한다"고 전했다.

강력한 IP 활용해 NFT 출시하는 토호·대원미디어

사진=왁스
사진=왁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너의 이름은' 등 이름만 대도 누구나 알만한 애니메이션 영화를 배급한 일본의 애니메이션·영화 배급사 토호(Toho)는 현지 영화의 약 70%를 배급하는 최대 배급사로 알려졌다. 토호는 자사가 보유한 강력한 IP들을 활용해 대체불가토큰(NFT)을 출시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토호는 카드 트레이딩 업체 탑스(Topps), NFT 거래 플랫폼 왁스(WAX)와 협업해 영화 고질라의 NFT 카드를 내놨다. 이는 일반, 희귀, 에픽, 레전더리 등 총 6종류의 등급과 코믹 버전과 움직이는 버전, 일러스트 버전, 애니메이션 버전, 클래식 버전 등 총 160개 버전으로 구성됐으며, 4장의 카드가 들어 있는 랜덤 카드팩은 9.99달러에 판매됐다.

이어 작년에는 마케팅 벤처 회사 솔트스위트(SaltSweet)와 함께 '모푸모푸 뮤직 카라반(MMMC)' NFT를 공개했다. 이를 보유하면 상품 및 브랜드 협업, 광고와 미디어 라이선스, 지원 커뮤니티 접근 등 다양한 방식으로 NFT를 생성하고 수익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도록 했다. 해당 NFT 콜렉션은 올해 1월 프랑스 블록체인 플랫폼인 테르노아(Ternoa)와의 파트너십도 발표하면서, 관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엑스플래닛
사진=엑스플래닛
국내에서는 애니메이션 배급사 대원미디어가 IP를 활용해 NFT를 출시한 바 있다. 대원미디어는 지난 2022년 파워레인저 시리즈인 '공룡전대 쥬레인져'의 NFT를 판매했다. 해당 NFT 콜렉션은 총 140개의 카드로 구성되며, 콜렉터블 카드 형태로 더 많은 카드를 수집할수록 리워드가 늘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어 지난해에는 컴투스홀딩스의 플랫폼 자회사인 컴투스플랫폼과 협업을 통해 인기 IP 기반 NFT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지구방위대 후뢰시맨'의 국내 출시 35주년을 맞아 팬미팅을 열고, 팬미팅 티켓을 NFT로 발매한 바 있다. NFT 티켓은 팬미팅 현장에서 NFC 기능이 내장된 실물 카드로 교환할 수 있으며, 각 카드에 고유 시리얼 넘버와 등장인물의 모습을 홀로그램으로 담아 소장 가치를 높였다.

웹3 기술로 새로운 팬 경험 제공하는 하이브·모드하우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음악 산업과 기술 융합을 강조해 온 방시혁 의장이 이끄는 대형 엔터테인먼트 하이브는 지난 2022년 웹3 계열사 '바이너리코리아'를 설립했다.

김성민 바이너리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7월 '쟁글 어돕션 2023'에 참석해 "웹3 기반 팬 커뮤니티 출시를 통해 블록체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이고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웹3 기술을 통해 소속 아티스트 팬들의 자사 플랫폼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웹3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겠다는 것.

바이너리코리아는 올해 출시 예정인 웹3 팬 커뮤니티 플랫폼이 안정화하면 커뮤니티의 트래픽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유틸리티 토큰 발행까지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하이브는 두나무와의 합작사 레벨스를 통해 소속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NFT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레벨스의 디지털 수집품 플랫폼인 '모먼티카'를 통해 팬들은 소속 아티스트의 모습이 담긴 NFT를 소장할 수 있다.
사진=트리플에스 공식 X
사진=트리플에스 공식 X
또 다른 연예기획사 모드하우스는 지난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팬 참여형 걸그룹 '트리플에스(Triple S)'를 데뷔시켰다. 트리플에스는 세계 최초의 탈중앙형 아이돌을 표방하며 NFT를 보유한 팬들이 투표 등을 통해 제작 전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트리플에스의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의 포토 카드를 구매하면, 카드 뒷면에 있는 QR을 통해 NFT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얻은 NFT로 모드하우스의 자체 앱 '코스모(COSMO)'에서 자체 토큰 '코모(COMO)'를 지급받을 수 있다.

팬들은 자신이 보유한 코모의 양에 따라 투표권을 받고, 이를 통해 트리플에스의 앨범명과 타이틀곡 선정 등에 투표할 수 있게 된다. 투표 내용은 블록체인에 기록되고, 해당 내용은 모두가 열람할 수 있다.

웹3 기술로 고객과 연결될 창구 늘리는 LVMH와 산토리

사진=티파니앤코 공식 X 캡쳐
사진=티파니앤코 공식 X 캡쳐
유통가에서는 명품계 대부 LVMH와 식음료 업체 산토리의 웹3 관련 행보가 눈에 띈다. 특히 LVMH의 경우 산하에 있는 루이비통, 디올, 티파니앤코 등의 명품 브랜드의 NFT를 모두 출시했을 정도로 NFT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유한 인식 값이 담긴 NFT의 희소성과 명품의 가치가 잘 어우러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또한 LVMH는 까르띠에와 프라다 그룹 등 다른 명품 브랜드와 손을 잡고 '아우라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설립, 고객에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명품 제품에 대한 디지털 보증서를 제공하고 있다. 점점 더 교묘한 모조품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위조와 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의 특성을 활용해 명품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외에도 LVMH는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서도 고객들에게 상품 경험을 제공할 방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산토리
사진=산토리
하이볼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위스키 제조사로 유명한 일본의 산토리는 최근 글로벌 팬덤 구축을 목표로 하는 '사카즈키(Sakazuki) NFT 멤버십'을 공개한 바 있다.

더불어 산토리는 웹3 기술을 이용한 'Direct to Fan' 프리미엄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이디어와 기술은 있지만 대량 생산에 적합하지 않아 종래 모델로는 출시할 수 없는 술을 소비자에게 즉시 전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것.

이처럼 유통업계는 웹3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상품과의 연결성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7월 열리는 '쟁글 어돕션 2024'에 대거 참여

사진=쟁글
사진=쟁글
오는 7월 한일 양국에서 개최되는 웹3 행사 '쟁글 어돕션 2024'에 연사로 참석이 확정된 토호, 하이브 바이너리, LVMH, 산토리 등은 자리에서 향후 웹3 사업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LG전자와 SK플래닛, KPMG 등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쟁글 어돕션은 올해 3번째 열리는 프라이빗 B2B 콘퍼런스다. 웹3 산업에 종사하는 실무자들부터 의사결정자들이 함께 참석해 강연과 네트워킹 등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오는 7월 8~9일 일본 더웨스틴도쿄, 7월 11~12일 한국 서울드래곤시티에서 각각 열린다.

이수현 블루밍비트 기자 shlee@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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