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갈 때 이불 등의 부피를 줄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경기도 성남공단에 위치한 카노인터내셔날은 이불이나 침대 커버,옷 등을 넣고 공기를 빼 거의 진공상태에 가깝게 보관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비닐백을 만드는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의 빈옥인 대표(40)는 압축 팩인 '이지백'을 개발,히트상품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각종 전기·전자제품 및 가정용품을 수출하는 이 회사가 내놓은 이지백은 이불의 부피를 최대 3분의 1까지 줄여준다. 이 제품의 특징은 특허출원된 압축밸브(공기흡입장치). 집에서 쓰는 진공청소기를 밸브 위에 대면 공기가 빠져나온 후 저절로 닫힌다.


빈 대표는 "이불을 보자기에 싸서 장농이나 창고에 보관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선발주자인 미국의 한 회사가 전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지만 빈 사장은 '도전해볼 만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찢어지지 않는 특수 나이론 소재의 비닐과 뚜껑 등이 필요없는 편리한 밸브 시스템이 강점"이라며 "일본에 이어 최근 미국과 중동(레바논) 바이어와 수출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이지백은 지난 3월 말부터 국내에서 시판돼 6개월 동안 40억원어치가 팔리기도 했다.


빈 대표가 압축팩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88년 일본에서 유학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에서 초기의 압축팩을 접했는 데 95년 무역회사를 설립한 이후 이를 수입해서 판매했던 것. 당시 이불을 넣은 후 다리미로 다리거나 빨대 등을 사용해 밀봉하던 초기 형태의 압축팩을 개선해 나갔다.


빈 대표는 "아내와 동네 아주머니들이 제품평가단"이라며 "세계 무대에서 각광받는 수출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말 경기도 유망중소기업에 선정된 카노인터내셔날은 올해 예상매출 150억원 가운데 이미 1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031)731-3461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성남산업진흥재단·한경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