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류조각회(회장 진송자)가 30주년 기념 특별전을 22-29일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에서 개최한다. 한국여류조각가회는 조각작업을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겼던 30년 전 조각가 윤영자 씨와 김윤신 씨가 발족시킨 단체로 고(故) 김정숙 씨가 초대 회장을 맡았다. 협회는 30여 명의 회원들을 모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창립전을 가진 데 이어 83년 도쿄전, 85년 로마전, 88년 파리전, 90년 로스앤젤레스전 등을 잇따라 개최하며 여성 조각가들의 창작활동을 북돋워 주었다. 협회 운영은 윤영자, 강은엽, 임송자, 고경숙, 김효숙, 황영숙 씨에 이어 현재 진송자 회장이 맡고 있다. 각 대학 조소과를 졸업한 200명의 여성 조각가들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계원조형예술대학 부학장인 임송자 전 회장은 "피천득 선생의 수필에 새색시가 김장 30번만 담그면 늙고 마는 인생이라고 세월의 덧없음을 얘기하셨지만, 우리 여류조각가들은 김장 담그기만이 아니라 30번째 전시회까지 하며 이렇게 당당한 자리에 서게 됐다"고 회고했다. 특별전 '여신들, 아비없는 자식을 낳다-흙으로 돌아보는 30주년'전는 회원 개개인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흙을 주재료로 하고 출품작 주제는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했다. 전시회 제목은 흙이 생명을 품고 키워내며 생명이 다했을 때 다시 환원되는 매체라는 점이 여성의 역할과 상통한다는 데 착안해 정했다. 전시에는 여성 작가 특유의 부드럽고 섬세한 손길과 폭발적인 창작열로 탄생시킨 회원 79명의 구상과 비구상, 설치작품들이 전시된다. (서울=연합뉴스) 류창석 기자 kerbero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