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학교 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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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을 맨 처음 시작한 곳은 19세기 초 독일의 뮌헨시였다.
학생들이 실업노동자와 같이 취급되면서 구호급식의 하나로 수프를 제공받은 것이다.
이러한 급식은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등지로 확산되어 갔는데 그 비용은 주로 자선단체나 독지가가 부담했다고 한다.
장래 나라의 중추가 될 학생들에 대한 충분한 영양이 강조되면서,20세기 들어서부터는 국가가 학교급식을 책임지게 됐다.
영국은 1944년 학교급식법을 제정했고,미국은 잉여농산물을 학생급식에 이용하다가 1946년 연방법으로 학교급식을 의무화했다.
일본 역시 불교단체 지원으로 빈곤아동을 돕다가 1954년에 관련법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농산물'을 학교급식에 공급하자며 지난 2003년 나주시가 전국 처음으로 조례를 제정했으나,WTO협정에 위배된다는 외교부의 항의로 백지화됐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정기국회의 대정부 질문과정에서 잘못된 해석으로 드러났다.
지자체가 학교급식 지원을 위한 식재료를 사들일 때 우리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구매토록 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당국자가 실토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법원이 제동을 걸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학교급식에 우리 농산물만을 사용토록 한 전북도의 조례를 무효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미국 유럽연합 등 30여개 국가가 학교급식은 WTO협정의 예외로 인정받고 있는 현실에서 대법원의 판결은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특히 농민단체들이 발끈하고 있는데,우리 농산물의 학교급식운동을 통해 농촌을 살리는 계기를 마련해 보겠다는 각오가 행여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인 것 같다.
현재 국내 초·중·고의 99%인 1만500여개 학교의 700여만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학교급식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믿을 수 없는 수입식품 대신 우리 농산물로 학생들의 건강을 지켜줘야 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다.
그러나 학부모 부담 등 현실적인 문제도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