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젊은층을 중심으로 음주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소주 위스키 등 독주 부문에서 한국인의 술 소비량이 세계 4위권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과도한 음주로 인해 우리나라는 생산성 손실을 포함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4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조세연구원이 13일 오후 조세연구원에서 개최한 '음주의 사회적 비용 감축을 위한 주세율 체계 개편방안' 공청회에서 장근호 홍익대 교수(상경대)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소주와 위스키 등 알코올도수가 20도 이상인 고도 증류주 소비량은 2002년을 기준으로 4.5ℓ에 육박해 러시아(6.5ℓ) 라트비아(5.6ℓ) 루마니아(4.7ℓ) 등 동구권 3개 국가에 이어 세계 4위에 올랐다. 고도 증류주에는 △증류식 소주(40도) △희석식 소주(21~25도) △위스키(40도) △브랜디(40도) △리큐르(35도) 등이 포함된다. 한국의 20세 이상 인구 가운데 음주자 비율은 86년 48.3%에서 99년 64.6%로 올라선 뒤 2003년에는 64.3%를 기록했다. 남성 음주자 비율은 86년 80.1%에서 99년 82.9%로 정점을 이룬후 2003년에는 80.7%로 소폭 줄어든 반면 여성 음주비율은 86년 20.6%에서 99년 47.6%로 높아진 데 이어 2003년에는 49%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12∼19세 청소년 음주비율도 2001년 32.3%에서 2003년 55%까지 높아졌다. 음주자 중 과음하는 비율도 크게 늘었다. 전체 음주자 중 술을 먹을 때 소주를 1병 이상 마시는 과음자는 99년 31.3%에서 2003년 40.5%로 증가했다. 맥주를 4병 이상 마시는 사람도 같은 기간 31.3%에서 37.5%로 늘어났다. 장 교수는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2003년 기준 4조9000억원으로 GDP 대비 0.6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고도 증류주 세율을 높여 사회적 비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에는 생산성 및 조기사망 손실·치료비·행정비용과 음주관련 범죄로 인한 비용,알코올 중독자에 대한 재활·예방·연구에 드는 비용이 포함된다. 이와 관련,2003년 기준 음주 교통사고는 3만1200건으로 사망자만 1100명,부상자는 5만5200명에 달했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음주사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90년 2.9%이던 것이 2003년 13%로 높아졌고 음주사고 사망은 3.1%에서 15.4%로,부상은 3.3%에서 14.7%로 늘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