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이 공장 터를 옮긴다.


대대적인 증설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레전자가 다음 달 서울 공장을 경기도 평택으로 옮기는 것을 시작으로 디보스도 내년 3월 구미공장을 대구로 이전키로 했다.


우성넥스티어도 최근 원주시로 본사와 공장을 함께 옮겼다.


중견 업체들의 공장이전은 삼성전자LG전자라는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


삼성전자와 LG전자의 7세대 LCD라인이 곧 본격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공격적인 투자를 하지 않고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게 이들 업체의 공통된 인식이다.


◆투자…또 투자


LCD TV 전문기업 디보스는 현재 구미에 있는 본사와 생산라인을 내년 3월 대구로 옮긴다.


디보스는 공장이전과 함께 현재 월 2만대 수준의 생산규모를 내년부터 월 6만대로 3배가량 늘리고 10인치에서 46인치에 이르는 LCD TV 풀라인업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레전자는 내달 중 서울 가산동의 LCD 생산라인을 최근 인수·합병한 디지털TV 제조업체인 택산아이엔씨의 평택공장으로 옮길 계획이다.


평택공장은 LCD 모니터와 TV,CDMA단말기 생산에 집중,PDP TV를 생산하는 기존 천안 공장과 함께 '투톱' 생산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우성넥스티어도 최근 부산 본사와 생산라인을 강원도 원주시로 통합 이전했다.


4000평 부지에 들어선 새 공장의 생산규모는 연간 24만대.우성넥스티어는 이 공장을 통해 올 연말부터 20인치대에서 50인치에 이르는 LCD TV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경쟁력을 확보하라"


중견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이 같은 행보는 올 하반기 이후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디지털TV 시장을 노린 전략이다.


생산물량을 늘리면서 원가경쟁력도 낮추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음으로써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맞설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실제 우성넥스티어의 경우 기업도시로 선정된 원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상당한 세제혜택을 약속받고 4000평의 부지를 싼값에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성넥스티어는 생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보스도 대구시로부터 공장부지를 평당 60만원이란 싼 가격에 분양받으면서 대규모 생산라인을 갖춰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협력업체들과 함께 입주하면서 물류비용 절감이라는 효과도 거두게 됐다.


이레전자 역시 삼성전자 탕정 LCD공장 인근의 평택으로 공장을 이전하면 물류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생산성도 30%가량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