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프리미어리거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28.토튼햄 핫스퍼)가 나란히 선발 출격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입단 이틀만에 출전한 이영표는 공격에 적극 가담하며 풀타임을 소화해 만점 데뷔전을 치렀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이영표에게 팀내 최고 평점을 주며 그의 성공적인 신고식을 높이 평가했다. 박지성은 10일 밤(이하 한국시간) 올드트래포드 홈구장에서 열린 맨체스터시티와의 2005-2006 프리미어리그 4차전 '맨체스터 더비'에 루드 반 니스텔루이, 웨인 루니와 함께 공격진으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달 20일 아스톤빌라전 이후 3주만에 스타팅으로 나선 박지성은 후반 35분 라이언 긱스와 교체될 때까지 80분 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정규리그 4경기 연속 출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반 45분 루드 반 니스텔루이의 선제골로 앞서가다 후반 29분 조이 바튼에게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3연승 행진을 끝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승1무승부가 됐다. 박지성은 폭넓은 움직임과 강인한 몸싸움으로 수차례 인터셉트를 해냈으나 공격 포인트가 아쉬웠다. 박지성은 포진도상 왼쪽에 위치했지만 왼쪽 윙백 가브리엘 에인세가 오버래핑을 자주 시도해 오른쪽 측면과 중앙의 니스텔루이 바로 뒷편에서 주로 움직였다. 박지성은 전반 9분 수비 뒷쪽을 파고드는 순간 동작으로 찬스를 만들어 페널티지역 오른쪽 사각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전반 15분 오른쪽 측면에서 벤 대처를 제치고 크로스를 올렸고 28분에는 니스텔루이에게 기막힌 헤딩패스를 연결했으나 골로 이어지지 못했다. 또 전반 24분과 43분에는 수비에 가담해 볼을 가로챘다. 니스텔루이는 전반 45분 폴 스콜스의 대포알 프리킥을 문전에서 방향을 바꾸는 슛으로 연결한 뒤 볼을 골키퍼가 쳐내자 다시 왼발슛으로 네트를 갈랐다. 니스텔루이는 4경기 연속골. 박지성은 후반 11분 다시 한번 수비 뒷공간으로 루니의 패스를 보고 달려들었으나 골키퍼 손이 빨랐다. 가장 아쉬운 순간은 후반 18분. 루니가 절묘하게 내준 패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잡아 약간 사각으로 골키퍼와 1대1로 맞섰으나 슈팅이 빗맞아 패스처럼 흘러 첫 골 찬스를 놓쳤다. 맨체스터시티는 중국의 순지하이 등을 교체 투입한 뒤 후반 29분 다리우스 바셀의 슛을 반트가 발을 갖다대며 방향을 틀어 동점골을 뽑았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후반 40분 박지성 대신 긱스를 투입했고 긱스는 종료 2분전 다이빙 헤딩슛을 날렸으나 골문을 살짝 비켜갔다. '한국인 2호 프리미어리거' 이영표는 같은 시간 런던 화이트하트레인 홈구장에서 열린 리버풀전에 왼쪽 윙백으로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했고 토튼햄과 리버풀은 0-0으로 비겼다. 이영표는 전반 10분 '싸움닭' 에드가 다비즈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왼쪽 측면을 돌파했고 후속 플레이에서 다비즈의 패스를 받은 저메인 데포의 슛이 골로 연결될 뻔 했다. 또 전반 15분 강슛을 육탄 방어했고 28분에는 측면 오버래핑으로 수비수 2명을 제치는 개인기를 과시하며 크로스를 올렸다. 후반 21분에도 다비즈와 호흡을 맞춰 공격에 가담한 이영표는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오른발로 데뷔 첫 슈팅까지 때렸으나 수비에 걸렸다. 이영표는 후반 리버풀의 지브릴 시세에게 한차례 돌파를 허용했으나 수비와 공격 가담에서 나무랄 데 없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토튼햄과 리버풀은 후반 라시악과 크로치가 번갈아 헤딩슛을 성공시켰으나 모두 파울 판정을 받아 득점없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편 이영표는 영국 스카이스포츠로부터 '밝은 미래를 보여준 데뷔였다(Promising debut)'는 평가와 함께 토튼햄 선수 중에선 가장 높은 평점 8을 받았다. 토튼햄에서 평점 8은 이영표가 유일하며 강호 리버풀의 화력을 잘 막아낸 수비수 폴 스탈테리와 레들리 킹을 비롯해 이영표와 함께 토튼햄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를 치른 저메인 제나스, 라시악 등이 7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박지성은 이날 선제골을 기록한 루드 반 니스텔루이 등과 함께 평점 6을 받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선 수비수 가브리엘 에인세와 중앙 미드필더 앨런 스미스가 가장 높은 7점을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이영호 기자 oakchul@yna.co.kr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