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해외 식품업체들에 불량식품 관리 비상이 걸렸다. KFC 네슬레 하겐다스 스타벅스 등이 잇따라 불량식품 논란에 휩싸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올 추석용으로 내놓은 월병(月餠)의 세균 함유량이 중국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현지 보도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베이징 유력 일간지 신징바오(新京報)는 국가질량검험총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지난 7일 "스타벅스가 2류 수준의 월병 가공업체에 위탁해 세균 기준치를 초과한 월병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8일에도 "국가질량검험총국이 내주 월병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하면서 "스타벅스 월병 배후의 2류 기업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제하의 삽화까지 실었다. 스타벅스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월병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앞서 KFC는 소스에 발암물질인 공업용 색소 수단을 사용한 게 밝혀져 물의를 빚었고,네슬레는 일부 분유의 요오드 함량이 중국 기준치를 초과해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하겐다스 역시 화장실 옆에 위치한 식품공장에 하청을 맡긴 게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불량식품 단속 강화 차원에서 언론의 보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특히 외국 기업을 겨냥한 불량식품 보도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주목되는 것은 중국 언론들이 "외국 브랜드라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반외자 경향을 보이고 있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외국 식품업계 대부분이 중국 현지에서 원자재를 조달하고 있으나,현지 업체들의 위생 수준이 크게 낙후돼 있어 앞으로 보다 철저한 위생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