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1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회담이 성사된데 대해 대체로 환영 의사를 보였다. 문희상(文喜相)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노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박 대표가 연정에 대한 오해를 풀고, 대통령의 진정성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의장은 회담 의제와 관련, "자연스럽게 연정 문제가 논의되고 선거구제 등 깊숙한 이야기까지 나오겠지만, 개헌문제까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관련 법안 등 정기국회에서 다뤄질 각종 법안들에 대한 협조요청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의장은 노 대통령에게 박 대표와의 회담을 직접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헌(田炳憲)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화와 타협은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며 "두분의 만남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유시민(柳時敏) 상임중앙위원은 "2년 후 정치를 그만둘 분과 앞으로 인연이 있다면 대한민국을 한번 이끌어나갈 분이 대화를 잘 나눠서 충돌을 피하고 상생의 길을 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한데 반해, 일부 의원들은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지금까지 명백하게 연정거부 의사를 밝혀온 박 대표를 만나봤자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할텐데 굳이 만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적 시각과 대통령이 당을 뒤로밀어내고 정치현안 전면에 나서는데 대한 불만이 섞인 듯한 반응이었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노 대통령이 `연정'을 품은 사람을 드디어 만나게 됐다니 아주 잘됐다"며 "앞으로는 다른 사람들도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꼬집듯 말했다. 한 여성의원은 "구색을 맞추기 위해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당 일각에서는 "여당이 소외되기 시작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고, 일부 의원은 노 대통령의 탈당문제까지 거론하면서 계속되는 연정추진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안영근(安泳根) 의원은 "가장이 중생계도를 위해 출가를 결심할 경우 가족들은 아름답게 가장을 보내드리는 것이 도리"라며 "우리당이 노 대통령의 연정구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여당임을 포기하는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노 대통령이 당적이 없어야 뜻한 바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며 "대통령이 탈당을 하는 것보다는 당이 문재인(文在寅) 수석이 가져온 입당원서를 그대로 돌려드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김중배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