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는 9월 첫째주는 골프팬들은 눈 돌릴 곳이 없을만큼 바쁠 전망이다. 미국과 국내에서 대형 골프대회가 줄줄이 열려 모처럼 골프의 재미에 흠뻑 빠져들 기회다. 미국에서는 타이거 우즈(미국)와 비제이 싱(피지) 등 '2룡'이 대결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도이체방크챔피언십(총상금 550만달러), 그리고 '코리언 파워'가 갈수록 힘을 더하고 있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스테이트팜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이 개최된다. 또 국내에서는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모처럼 귀국해 치르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로드랜드컵매경여자오픈(총상금 2억원)이 열리고 상금왕 경쟁이 치열한 한국프로골프(KPGA) SBS코리언투어는 에머슨퍼시픽그룹오픈(총상금 3억원)이 치러진다. 30일부터 남서울골프장에서 남녀부가 동시에 열리는 아마추어골프 최고수를 가리는 허정구배 제52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도 '꿈나무'들의 기량을 살펴볼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로드랜드컵매경여자오픈 9월2일부터 3일간 제주 로드랜드골프장(파72.6천235야드)에서 열리는 로드랜드컵매경여자오픈은 올해 LPGA 투어 대회 정상에 오른 챔피언이 무려 5명이나 출전한다. US오픈 챔피언 김주연(24.KTF),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자 장정(25), 캐나다여자오픈을 제패한 이미나(24), 최근 세이프웨이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강수연(29.삼성전자)이 국내팬들에게 선을 보인다. 또 HSBC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신데렐라'로 떠오른 마리사 바에나(콜롬비아)가 첫 한국 방문에 나섰다. 30일 귀국한 강수연은 "그동안 퍼팅과 샷이 엇박자를 내면서 좋은 성적을 못냈는데 요즘 아이언샷과 퍼팅이 다같이 좋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우승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해외파에 맞서는 국내파들의 수성의지도 만만치 않다. KLPGA 시즌 개막전 우승에 이어 평양골프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송보배(19.슈페리어)는 고향땅 제주에서 '토종'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다짐이다. 또 한국여자오픈 우승자 이지영(20), 레이크사이드여자오픈에서 프로 첫 승을 거둔 '얼짱' 최나연(18.SK텔레콤), 그리고 박희영(18.이수건설) 등 '루키 3인방'도 당당한 우승 후보들이다. MBC와 MBC ESPN이 3라운드를 모두 중계한다. ◇에머슨퍼시픽그룹 오픈 9월1일부터 9월4일까지 충남 IMG내셔널골프장(파72.6천168m)에서 72홀 스트로크플레이로 펼쳐지는 에머슨퍼시픽그룹오픈의 관전 포인트는 올 시즌 첫 2승 선수 탄생 여부다. 올들어 8개 대회에서 8명의 챔피언이 배출되는 혼전 속에 해외파인 최경주(35.나이키골프), 김종덕(44.나노소울), 장익제(31.하이트)를 제외한 5명의 1승 선수들이 2승에 도전한다. 최상호(50.빠제로), 최광수(45.포포씨), 신용진(42.LG패션), 남영우(32.지산리조트), 정준(34.캘러웨이) 등 2승 도전자들은 대회 때마다 우승 다툼을 벌여왔기에 2승 선점 경쟁은 더없이 뜨거울 전망. 평균타수 1∼2위를 오르내리고 있으나 아직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김대섭(24.SK텔레콤)과 5개 대회에서 '톱10'에 입상한 박노석(38.대화제약)은 9번째 우승자에 도전한다. 올들어 기존 강호들을 위협하고 있는 권명호(21.캘러웨이)와 강경남(22) 등 신예들의 활약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SBS골프채널이 4일간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도이체방크챔피언십 9월2일 밤부터 4일간 미국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근교 노턴의 보스턴TPC(파71.7천415야드)에서 열리는 PGA 투어 도이체방크챔피언십은 지난해 비제이 싱(피지)이 타이거 우즈(미국)의 264주 세계랭킹 1위 독주체제를 무너뜨린 무대였다. 이 대회에서 우즈의 추격을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한 싱은 99년부터 5년 동안 우즈가 움켜쥐고 있던 세계랭킹 1위를 빼앗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올해 세계랭킹 1위는 여전히 우즈가 차지하고 있고 싱은 2인자로 밀려난 처지. '리턴매치'격인 올해 대회에서는 우즈는 당시 '수모'를 되갚아주겠다는 심산이고 싱은 대회 2연패와 함께 세계랭킹과 상금랭킹에서 우즈와의 간격을 최대한 좁히겠다는 복안이다. 올들어 다소 부진한 최경주(35.나이키골프)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고 시즌 상금 100만달러를 넘어선 나상욱(21.코오롱)도 최근 하향세 탈출을 노리고 출전한다. 내년 투어카드 상실 위기에 몰린 위창수(33.테일러메이드)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스테이트팜클래식 9월1일 오후 미국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 레일골프장(파72.6천403야드)에서 개막하는 스테이트팜클래식은 한국 선수들과 유난히 좋은 인연이 깊은 대회다. 김미현(28.KTF)은 2001년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데 이어 2002년 준우승을 차 지하는 등 이 대회에서 성적이 좋았다. 작년에도 김초롱(21)이 준우승, 김미현이 3위에 오르는 등 '코리언 파티'를 벌이기에 적격이다. 상금순위 상위권에 포진한 장정, 이미나, 김주연, 강수연 등이 국내 대회 출전으로 빠졌지만 한국 낭자군의 두터운 선수층은 이 대회에서도 위력을 떨칠 태세다. 19명이 출전하는 한국 선수 가운데 작년 이 대회에서 1라운드 코스레코드 타이(62타)에 이어 36홀 최소타 기록(128타) 등을 세우며 나흘 내내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김초롱(21.크리티나 김)과 한희원(27.휠라코리아), 그리고 박희정(25.CJ), 안시현(21.코오롱), 김영(25.신세계) 등이 눈에 띈다. 침체에 빠진 박지은(26.나이키골프)과 김미현이 분위기를 바꿀 계기를 잡을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상금랭킹 1, 2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폴라 크리머(미국)는 빠졌지만 작년 대회 우승자인 크리스티 커(미국)가 2주 연속 우승과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고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카리 웹(호주),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줄리 잉스터(미국) 등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