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를 비롯해 상당수의 대학이 수시 2학기에서 단계별로 면접·구술고사를 실시한다. '학생부'와 함께 수시 2학기의 주요 반영 요소인 면접·구술고사는 결코 소홀히 준비할 수 없는 영역이다. 대학별 단계별로 반영 방식과 내용이 다르지만 전형 총점의 60%까지 반영하므로 학생부 성적이 다소 떨어질 경우 면접·구술고사는 당락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면접·구술고사는 대체로 단답식이 아닌 복합형 질문을 하지만 세부적인 문항 형식이나 평가내용,시간 등이 대학마다 다르므로 지원 대학의 면접·구술고사 요강과 경향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최근에는 시사 쟁점만이 아니라 전공학과와 관련된 질문도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깊고 넓은 준비가 필요하다. 30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논술 가이드라인은 면접·구술도 포괄적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논술보다는 그 규제의 강도가 약해 기출문제와 엇비슷한 수준의 문제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쉬워지겠지 하고 대강 준비했다가는 큰코 다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자연계열 면접·구술고사의 경우 종합적인 사고력 등을 측정하는 문제가 많았다. 심지어 지필고사 형식으로 수학문제 등을 면접관 앞에서 푸는 경우도 있었다. 인문계열은 영어 제시문을 주고 독해를 시킨 후 수험생의 의견을 묻는 등 영어 의사소통 능력,논리적인 사고력,시사 쟁점에 대한 비판적 안목 등을 주로 측정했다. 기본 소양 평가는 패러디 문화,노동 준법투쟁,찜질방 문화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 자연계 전공적성 평가의 경우 약수와 배수,방정식,역학과 관련한 사항(물리),탄소화합물(화학),생명현상의 특성,생명공학(생물),지진해일(지구과학) 등이 나왔다. 그 외 전자레인지의 원리,에너지 문제,유전물질,초전도 현상,바코드 등 교과와 관련된 구체적인 질문들이 많았다. 그렇다면 면접·구술을 대비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일단 시사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신문 등을 통해 주요 시사의 쟁점을 요약 노트 형태로 간략히 정리해 두면 좋다. 분야별로 쟁점,찬반이론,근거 등을 정리하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잡지도 탐독하자.면접·구술은 심도 있는 독서체험을 요구한다. 그러나 시간상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므로 도서 요약 사이트나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교양잡지를 보는 것도 짧은 시간에 넓은 독서체험 효과를 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과학 교과의 경우 색인(index)을 이용해 개념을 정리해 나가는 것이 좋다. 색인을 보고 색인에 나와 있는 개념을 되풀이해 말하고 익숙해진 후에는 현재 시사 쟁점과 색인을 연결시켜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면접·구술고사 문제는 돌고 돈다. 당대의 쟁점이나 과학 이슈는 물론이고,수학의 필수 내용은 매년 반복 출제된다. 그러므로 지원 대학은 물론 다른 대학의 기출문제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비디오 카메라를 이용하거나 거울을 보고 자신의 말하는 모습을 점검해야 한다. 머리 속에 알고 있는 내용이라도 막상 면접관 앞에서는 입이 얼어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고 생각되면 더 많은 연습을 해야 한다. 연습할 때는 다른 사람을 앞에 두고 평가를 받는 것이 좋다. 자연계라면 실제 기출문제를 가지고 교실 칠판 앞에 서서 설명하면서 푸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