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관계와 노동법 등을 전공한 원로 교수 18명은 29일 "양대 노총이 노사정위원회뿐만 아니라 노동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등 각종 정부 회의까지도 구미에 맞지 않는다고 불참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노동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국 노사관계를 걱정하는 교수 모임'(공동대표 단국대 이규창 명예교수 등 6명)은 이날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발표한 '노동운동 이대로 좋은가'라는 성명서에서 "(양대 노총은) 조직 이기주의를 버리고 개별 노동자 보호를 위한 각종 위원회에 참여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어 "국제노동기구(ILO)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를 유치해 놓고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계가 불참을 선언해 결국 총회가 연기됐다"며 "국내 문제를 밖으로 끌고 나가 국제적 망신을 당하는 일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이제 편향된 이데올로기의 만능 시대는 지났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실사구시(實事求是) 노동운동을 통한 고용 기회의 창출이고 그래야 노동자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교수들은 아울러 "성숙한 노사가 합법적으로 경제적 힘겨루기를 하는데 정부가 서둘러 개입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당사자가 비용을 치르더라도 자율적으로 합의하는 것이 정부 개입으로 파업을 종식시키는 것보다 낫다"고 말해 최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파업 사태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