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여파로 하늘과 땅,바다를 가리지 않고 수송 운임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항공기 여객요금은 물론 화물 특송 운임에까지 유류 할증료가 부과되고 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동안 주로 항공기를 이용해왔던 휴대폰과 LCD(액정표시장치)패널 수출도 선박으로 대체되고 있다.유행에 민감하고 제품의 라이프싸이클이 짧은 휴대폰이 당일이면 도달할 수 있는 항공기를 포기하고 보름짜리 선박에 몸을 실은 것 자체가 고유가 파장의 심각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비행기 포기한 휴대폰 LG전자는 항공편으로 실어나르던 휴대폰 일부를 선박 운송으로 전환했다. 북미와 인도지역이 대상.비용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지만 수송기간은 하루에서 보름으로 늘어났다. 미국 서부 항만의 로스앤젤레스(LA) 물류창고에서 하역된 휴대폰은 육상 운송로를 따라 미국 전역으로 배송된다. 삼성의 물류 자회사인 삼성전자 로지텍은 일본 중국 등 근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LCD 패널의 선박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 생산법인으로 내보내던 자재들의 선박 운송비중도 계속 늘리고 있다. 수송시간이 길고 효율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물류비 절감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운임인상 잇따라 물류업계는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운임 인상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21일부터 국내선 프레스티지석 여객운임을 편도 기준 평균 5%(5000원) 인상키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제주 구간 항공료는 기본운임(주말) 기준으로 10만4400원에서 10만9400원으로 인상된다. 항공사들은 국제선 여객과 화물운임에 대해서는 유류 할증료를 적용하고 있으나 반영폭이 이미 최대치에 달해 더 이상 인상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해운사들도 다음 달부터 일부 항로 운임을 최고 25% 인상한다. 32개 국내 해운사가 참여한 황해정기선사협의회는 내달 1일부터 한국과 중국 간 컨테이너 운임을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50달러,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00달러씩 각각 인상키로 했다. 육상운송 업체인 대한통운도 물가상승률과 유가 인상분을 반영한 컨테이너 운송 운임 인상안을 외부에 용역 의뢰한 상태다. 대한통운은 10월께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지금보다 6∼7% 정도 운임을 인상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국제특송우편 요금도 가세 DHL은 지난해 2월 고정할증료 제도를 도입했다가 3개월 후인 5월에 변동할증료로 바꿔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이전엔 항공사에 내는 유류 할증료를 DHL이 모두 부담했으나 유가가 계속 오르면서 소비자에게도 일정 부분 전가하고 있는 것. DHL은 특히 8월에 이어 9월 적용할 유류 할증료를 지난 3월의 8%보다 3%포인트 높은 11%로 정해 앞으로 반도체 서류 등 소형 화물을 처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유가가 반영되는 10월 할증료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김형호·류시훈·박동휘 기자 chsan@hankyung.com